▲마을 입구에 있는 양반탈의 모습의 장승
조정숙
하회마을 하면 우선 떠오르는 문화유산으로 갖가지 해학을 담고 있는 장승들과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서 쓰던, 나무로 만든 국보 제 121호인 양반탈, 각시탈, 선비탈, 부네탈, 백정탈, 중탈, 이매탈, 할미탈, 초랭이탈 등 각기 다른 표정의 하회탈이다.
탈의 모양도 각기 다르지만 탈의 모양에 따라 해석하는 부분이 관심을 끌게 한다. 대표적인 탈로 양반탈과 각시탈이 있다. 뜻을 알고 보니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 양반탈은 위로 향하면 웃는 얼굴, 밑을 향하면 성낸 얼굴로 표정변화가 일어나도록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너털웃음을 웃을 때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성을 낼 때는 얼굴을 아래로 하는 인체공학을 연구하여 조각되어 있으므로 광대의 몸짓과 자연스럽게 일치되도록 한 점도 두드러진다. 각시탈은 한쪽 눈이 가늘다. 이는 각시 광대가 얼굴을 살짝 돌리면 상대에게 눈을 흘기는 교태(윙크)가 되도록 하였다.
다른 탈들도 제각각의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다. 특산품 가게 앞에서 외국인들이 신기한지 미니어처 탈을 보면서 신기한 모습으로 바라본다. 더러는 구입하는 모습도 보인다. 마을 이곳저곳을 돌다보면 오래된 고사목이 당당하게 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살아서도 마을을 지켰을 테고 죽어서도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장승처럼 보인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을 지나게 되면 나루터가 보인다.
나룻배를 타고 건너면 부용대가 나온다. 부용대를 가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이용하는데 특이한 것은 나룻배를 젖는 노가 커다란 나무를 강 밑바닥에 받치고 온전히 사공의 힘을 이용하여 노를 젓는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배를 젓는 사공의 모습이 힘들어 보이지만 오랜 시간 다져진 노하우가 예사롭지 않은 솜씨다. 나룻배를 운행한지 5년째 되었다는 이창학(55세)씨는 월요일은 쉬고 그 외의 날은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나룻배 운행을 한단다. 힘은 들지만 하회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추억을 만들고 떠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이란다.
사공의 노를 젓는 모습이 지는 노을 속에 그림자를 드리운다.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잠깐 건너가는 짧은 거리지만 안전보호를 위해서 구명조끼가 비치되어 있지 않고 정원이 25명인데 정원초과 하는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 강을 건너 가파른 절벽을 오르자 부용대가 나타난다. 부용대 정상에서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낙동강 물줄기가 흐르는 건너편에 하회마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