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연화도 용머리바위
서종규
'꿈의 섬 산행'이라는 욕지도·연화도 향해 출발!
바람이다. 푸른 바다를 쓸어온 바람이다. 푸른 바다를 쓸어 온 바람은 바위 틈에서 하늘거리는 원추리 노랑꽃잎을 떨리게 하더니 용머리바위 꼭지로 솟구친다. 용머리바위 꼭지에 섰다. 몸을 푸른 바람에 날려버릴 것 같다. 물욕으로 가득한 내 몸이 노랗게 변할 것 같다.
참, 기암괴석이다. 네 개의 바위산이 포개져 있다. 용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 유난히도 하얗게 빛을 발하는 기암괴석들이 그대로 바다에서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하얗게 드러난 바위 위에는 푸른 녹음이 백룡의 등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다. 거대한 용 한 마리가 바다에서 꿈틀꿈틀 솟구치고 있다.
산행인들이 늘 꿈꾸던 섬 연화도,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면 꽃잎이 겹겹 봉우리 진 연꽃 모양을 떠올리게 한다 하여 붙은 이름, 동쪽 4개의 바위가 용머리 형상의 절경을 이룬다 하여 '용머리'라고도 하며, '네바위'라고도 불린다. 이 용머리 바위 꼭지에 서니 맑은 바람이 불어와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6월 14일(토) 새벽 3시 30분, 산을 좋아하는 '풀꽃산행'팀 38명은 꿈의 섬 산행으로 일컬어지는 경남 통영 욕지도, 연화도를 향하여 광주에서 출발하였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진고속도로로 접어들어 통영으로 나아갔다.
원래 욕지도와 연화도를 이어주는 섬산행은 보통 이틀이 걸리는데, 무리하게 하루 코스로 잡았다. 꿈의 섬 산행이라고 소문이 나서 늘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섬이지만, 한 번 떠나기가 쉽지 않은 섬이라서 두 섬을 한 코스로 잡은 것이다.
아침 6시 50분,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연화도 - 욕지도행 배를 탔다. 여객터미널은 우리와 같은 등산객들이 많았다. 사람들과 자동차까지 함께 실어 나르는 철부선엔 벌써 많은 차들이 들어찼다. 배 위에서 바라보이는 통영 해안엔 활기찬 바다 냄새가 난다. 수협 건물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고, 해안 건너편엔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용접봉 흰빛이 튄다.
아침바다의 고요함이 마음에 파고든다. 보일 듯 말듯 번져 있는 물안개가 파도 위에 어른거린다. 배는 섬과 섬 사이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배를 타면 습관적으로 고물에 서서 뒤따라오는 포말을 바라본다. 하얗게 부서지며 따라오는 포말이 자꾸 나를 육지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이물 쪽으로 갔다. 저 멀리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섬들이 떠 있다. 해무에 가려진 섬들인 실루엣으로 보이다가, 흐르듯 미끄러져 그 옆으로 다가가면 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바위섬 그대로 푸른 바다 위로 솟구쳐 올라와 있다. 그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더욱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