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료영리화 정책 당장 중단하라"

건강연대, 12일 오전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8.06.12 16:52수정 2008.06.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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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김창의 제주도특별자치도 추진단장이 제도개선 직원교육에서 "(제주도 내) 헬스케어타운을 순수 병원들로만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제도개선과정에서 정부를 설득해 도지사가 지정하는 헬스케어타운 내에서는 국내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정부를 설득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의료법개정안을 10일 또 다시 내놓으면서 보건의료단체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강권보장과의료공공성강화를위한희망연대(이하 '건강연대’)는 12일, 오전 10시 30분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는 국민 여론에 밀려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밀실에서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과 의료법개정안을 통해 전국적 의료영리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은 전국 확대 시발점

 

지난 3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에서 ▲외국 의료인 면허소지자 진료 허용 ▲영리병원 내 전문의 수련기관으로 지정 허용 ▲영리병원이 의약품, 의약외품, 마약류, 의류기기 등의 도입 절차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증 없이 간단한 조례로 정해 직접 수입 허용 ▲의료기관 개설 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사전승인을 폐지하고 협의로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제주특별자치도 제3단계 제도개선안'이 심의 확정됐지만 정부는 외국인 외의 국내 영리병원 설립은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5일 김창의 제주도특별자치도 추진단장은 제주도 내 국내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고 이의 내용을 8월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건강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을 동일한 의료 및 교육제도를 가지는 지역으로 간주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도도 문제지만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이 의료영리화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난 4월 29일 국민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유지하겠다는 말은 도대체 어디가고 밀실에서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는지 정부의 태도가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의료영리화의 제도화, 의료법개정안 반대

 

또 건강연대는 "정부가 6월 10일 내놓은 의료법개정안에는 ▲영리목적 부대사업 전면 허용 ▲외국인 환자 유인·알선 행위 허용 ▲병원 M&A 전면 허용 ▲의료기관 명칭 자율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는 모두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건강연대는 "이번 의료법 개정이 현실화되면, 환자유인 알선을 허용하여 병원들이 돈벌이 진료를 하게 되고, 그 진료수익은 지주회사인 MSO(병원지원경영회사)로 유출된다"며 "MSO는 주식회사로 상장이 가능해 투자자를 모아 자본을 끌어들이며 그 자본으로 비영리병원들을 인수합병해 더 큰 영리형 병원체인을 형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회사인 MSO에 편입된 병원들은 점차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돈벌이 진료를 더욱 강화시키게 되고 여기에 정부가 여전히 추진의지를 다지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이 결합되면 완전한 의료영리화가 가능해진다"며 "민간의료보험과 양립할 수 없는 국민건강보험은 결국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강연대는 "이명박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정책"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당장 의료영리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12 16:52ⓒ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건강연대 #영리병원 #의료법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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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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