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청소년축제"힘들지? 조금 쉬어도 돼친구야!!" 지금 힘든 아이들에게는 이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될까요?
안준철
지난 토요일,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등 뒤가 소란해서 돌아보니 한 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아이는 대뜸 이렇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풋사과가 언제 나오는지 아세요?"
"지금 풋사과라고 했니?"
"예. 갑자기 풋사과가 먹고 싶어서 그래요."
"뭐? 너 퍽 문학적인 데가 있구나."
"뭐가 문학적인 건데요?"
"문학하는 사람은 가끔 엉뚱한 말을 하고 그러거든."
누군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지 이곳저곳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다시 아이와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선생님, 오늘 청축에 오세요?"
"그럼, 청축에 가고말고. 너도 가니?"
"그럼요. 우리 반은 전체가 다 가요.”
"그럼 이따 청축에서 만나자."
'청축'이란 청소년축제의 줄임말입니다. 이곳 순천에서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순천청소년축제를 줄여서 '청축'이라고 부릅니다. 청소년이란 말에서는 싱그러운 풋사과 냄새가 나지요. 하필이면 순천청소년축제가 열리는 날 갑자기 풋사과가 먹고 싶다고 교무실까지 찾아와 요란을 떤 것이 어쩐지 우연 같지만은 않았습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운동화 끈을 조여 맨 것은 오후 3시 20분경이었습니다. 행사장까지는 걸어서 약 40분 정도 걸립니다. 개막식이 오후 4시에 있으니 그쯤해서 집을 나선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