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오정현 목사.
사랑의 교회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장로교회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인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오정현 목사다. 오정현 목사는 지난 1월 13일 <국민일보>에 실린 '대운하와 문명사적 소통'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대운하를 지지했다.
오정현 목사는 이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물길이 통하면 정신이 통하게 마련이다. 대운하가 한국 전체를 관통하면 산간벽지에까지 이어지는 물길의 소통으로 우리 민족의 암적 존재인 지역분열의 종식과 통합을 이루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대운하에 흐르는 소통의 시대정신이 북한과 연해주를 관통해 우리 민족의 발원지로 일컬어지는 중앙 아시아의 해발 1609m 산상에 있는 드넓은 이시쿨 호수에까지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오 목사는 또한 "고속도로가 인위적 소통이라면 대운하는 문명사적, 정신사적 소통이 돼야 할 것이다"라며 "대운하가 국력 결집과 우리 민족의 정신사적 소통을 이루는 생명의 물길로 자리 잡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
"물길이 통하면 정신이 통하게 마련이다"라는 오정현 목사의 말은 지금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류우익 교수가 만들어낸 "물길이 통하면 인심도 통한다"는 말과 사실상 같은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목사님이 풍수지리에도 도통한 것일까?
그리고 도대체 무슨 근거로 단지 대운하만 뚫어 놓으면 정신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떻게 대운하가 한국 전체를 관통하면 지역분열이 끝나고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인가? 빈부의 양극화는 그대로인데 대운하만 뚫으면 사회갈등이 저절로 없어지고 지역감정이 사라지며 진정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대운하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땅값을 폭등시켜서 빈부격차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오정현 목사는 강원도 태백에 있는 수도공동체인 예수원을 설립한 고(故) 대천덕 성공회 신부(Reuben Archer TorreyⅢ)를 존경하고 그가 자신의 영적인 멘토라고 평소에도 자주 말해 왔다. 그런데 타개한 대천덕 신부는 평소에도 환경을 생각하여 수도원에서는 샴푸도 쓰지 못하게 하고 친환경 세제만을 쓰도록 했다. 인간만큼 자연도 사랑한 대천덕 신부가 살아있다면 환경을 파괴하는 대운하를 보고 뭐라고 말했을까? 또 오정현 목사에게는 뭐라고 말했을까 궁금하다.
광우병 우려는 실체 없는 광우병 바이러스?오정현 목사는 지난 5월 11일자 <국민일보>에서 '진리의 영이신 성령으로'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실체 없는 광우병 바이러스'라는 한마디 말로 일축해 버렸다.
그는 이 칼럼에서 "지난 한 주 우리 사회는 실체 없는 광우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두려움과 공포의 패닉을 경험했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이처럼 순식간에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을 떨게 했던 이 희한한 사건의 밑바닥을 뜯어보면 정부의 미숙함을 빌미로 확산된 균형 잡히지 않은 정보를 자양분으로 하는 죽음의 공포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썼다.
오 목사는 또한 "지금 거리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학생이나 시민은 머잖아 제자리로 돌아가 있을 것이요,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TV 화면은 또 다른 이벤트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라며 "거짓과 허위의 난리와 소문은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 사회를 장악할 때 그 힘을 잃을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믿는 자부터 성령으로 옷 입고, 성령의 능력으로 이 사회를 진동시킴으로 음란과 술수와 거짓으로 신음하는 이 민족의 심장을 관통한다면 5월은 더 이상 갈등과 소모의 달이 아니라 사랑을 생명을 덧입는 축복이 달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촛불집회는 머잖아 끝나고 TV화면은 다른 이벤트로 채워질 것이라는 오정현 목사의 예언(?)과는 달리 촛불집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광우병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정현 목사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자신이 그토록 존경한다고 말한 고 대천덕 신부는 성령을 그렇게 아무데나 갖다 붙이며 뜬구름 잡는 식으로 얘기한 적이 없다.
대천덕 신부는 평소 "영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은 하나요, 노동과 기도는 하나다"라고 가르쳤으며 현실의 문제가 바로 가장 영적인 문제라고 했다. 오정현 목사는 도대체 어디서 그런 가르침을 받았나?
대통령 감싸기만 하는 목사들 모습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