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산 상품들. 마음에 드는 것도 실망한 것들도 있다.
김혜민
상자를 열어 하나씩 착용해보면서 만족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다. 치마와 머리핀은 괜찮았는데, 목걸이는 생각보다 알이 작았고, 귀걸이는 나와 안 어울렸다. 산 제품의 쇼핑몰이 '환불, 교환 불가' 방침을 내걸고 있기에 귀걸이는 친구에게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무조건적인 '환불, 교환 불가'는 불법이다. 전자상거래 법엔 7일 이내 무조건 교환, 환불을 해주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은 이와 전면 배치된 공지사항을 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나는 작년 겨울에 기사 한 편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단순변심'에 의한 구매 취소는 할 수 없다는 문구가 '법률 위반'으로 과태료를 물게 되었다는 뉴스도 보도되었다.
이렇게 살 때마다 실망하고, '교환, 환불'이 되지 않아 불편해 하면서도 다시 인터넷 쇼핑몰을 찾게 되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아마도 '이번엔 예쁘겠지' 하면서 또 다시 구매하기 때문 아닐까?
[5월 25일 - 토익 시험] 토익 점수 100점 올라...인터넷 쇼핑 안한 덕?오늘은 토익 시험을 보는 날이다. 일주일동안 인터넷 쇼핑을 안 한 탓에 공부 시간이 좀 늘어났다. 몸이 좋지 않아 걱정을 했지만, 집에 와서 답안과 맞춰보니, 한 달 전에 비해 약 100점이 올랐다.
아마 마지막 일주일동안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고 공부를 한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리라. 지금까지 토익 점수가 안 올랐던 이유가 인터넷 쇼핑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2주 후에 완전히 끊어 버릴까?' 하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5월 27일 - 시간] 인터넷 쇼핑이 시간 절약? 천만의 말씀!인터넷 쇼핑을 안 하는 시간에 블로그에 한 두 개씩 글을 썼다. 글 하나 쓰는데 두어 시간이 걸리는데, 인터넷 쇼핑을 하는 시간과 비슷했다.
난 항상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밖에서 옷을 사는 것보다 시간이 덜 들잖아. 그러니까 인터넷 쇼핑 좀 해도 괜찮아.'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다. 인터넷 쇼핑은 제품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에 한번 옷을 살라치면, 어떤 옷이 예쁘고, 질이 좋은지 꼼꼼히 살펴보고, 또 어느 곳이 조금이라도 저렴한지 찾아봐야 한다.
그래서 단숨에 옷을 사기란 그리 쉽지 않다. 덕분에 그 동안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또, 한번에 사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은 옷이 집에 배달되기 십상이다.
이래저래 인터넷 쇼핑은, 습관적으로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겐 많은 시간을 앗아가지만 안 할 수는 없는 필요악과 같은 존재이다.
[5월 29일 - 동대문 쇼핑] 인터넷 쇼핑이 꼭 싼 게 아니네오랜만에 동대문으로 옷을 사러 갔다. 인터넷 쇼핑을 하고 나서는 자주 오지 가지 않았던 곳이다. 날씨는 더워지고 인터넷 쇼핑은 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동대문을 들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예전에 인터넷으로 눈여겨 봐두었던 옷들을 이 곳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발품을 팔아 여러 곳을 돌아다닌 후에는, 급기야 인터넷보다 싸게 파는 옷까지 발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