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법안 발의를 하기 위해 이인기, 이혜훈 의원 보좌관들이 서로 첫번째라고 주장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의안과에 중재를 요청하고 있다.
남소연
"야호!"30일 오전 9시35분경 국회 7층 의안과.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열어보던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의 보좌관은 기쁜 나머지 두 주먹을 내뻗으며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이 순간 무소속 이인기 의원 보좌진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18대 국회에 처음 발의될 법안의 주인공이 제비뽑기로 결정된 순간이었다.
이혜훈 의원과 이인기 의원은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만큼 사적으로는 친한 사이지만, 국회 의안 첫 제출의 타이틀을 놓고 보좌관들이 적잖은 실랑이를 벌였다.
이인기 의원실 '밤샘'에 이혜훈 의원실은 '버티기'로17대 국회에서는 '저출산 및 고령화사회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제출한 한나라당 안명옥 전 의원이 '의안 제출 1호'의 주인공이 됐고, 이인기 의원은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놓쳤다.
이 의원은 18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1위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보좌관과 비서관을 전날 밤 국회 의안과 앞으로 보냈다.
29일 밤 9시40분 의안과에 도착한 이인기측 비서관이 사무실 옆 간이의자에서 '밤샘'에 들어간 사이에 30일 새벽 1시30분경 나타난 이혜훈측 보좌관은 의안실 문고리를 붙잡고 의안과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까지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혜훈 의원은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배제'를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이인기 의원은 '칠곡시 도농복합형태의 시 설치법'을 각각 '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 두 의원 모두 지역구의 민원을 담은 법안을 준비한 만큼 보좌진들사이에 양보할 수 없는 설전이 벌어졌다.
국회 공식문서에 처음 제출된 법안이 '01'로 표기되는 만큼 두 의원의 법안을 '공동 1위'로 인정할 수도 없는 상황.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난색을 표하던 이수용 의안과장이 제비뽑기로 결정하자는 중재안을 결국 내놓았고, 우여곡절 끝에 이혜훈 의원에게 행운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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