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의 젊은 시절이다.
이덕만
- 프러포즈는 누가 했어요?(엄마) "그야 당연히 남자 쪽에서 했지. 프러포즈라기보다 중매로 만난 사이니까 자연스레 결혼하게 됐지."
- 아빠도 좀 얘기해주시죠.(엄마) "자기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잖아.그런 얘긴 해. 흉보는 거 아니니까. 어?"
(아빠) "난 안해……."
- 아빠는 엄마의 어떤 점이 좋았어요?(아빠 묵묵부답)
- 없었어요, 하나도?(엄마) "빨리 얘기해. 명랑하고 쾌활했다고 해."
(아빠) "자기가 다 해. 난 안해."
(엄마) "얘가 이거 기사 쓴다고 물어보잖아. 자기 생각을 말해야지. 내가 성질이 못돼 처먹었다고 얘기하던가."
(아빠) "(웃음) 아이고, 참……."
- 엄마랑 왜 결혼하기로 결심한 건데요?(아빠) "안한다니까 난……."
(엄마) "묻는 말에만 대답해줘. 얘가 알아서 정리한다잖아."
(5분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아빠는 지난번 인터뷰한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이번 인터뷰는 너무나도 말씀을 아끼셨다.
(아빠) "착하고 순진하고 나한테 잘 할 것 같아서."
(엄마) "잘 할 것 같아서? 내가 처음부터 말려들었구먼. (웃음)"
- 이제 신혼여행 얘기 좀 해주세요.(아빠) "자기가 얘기해."
(엄마) "아빠는 그 당시에 마마보이 기질이 있었나봐. 신혼여행을 가는데 돈을 하나도 안가져간거야."
- 아빠 돈이 하나도 없었다고요?(엄마) "아빠랑 네 할머니가 옷가게 장사를 했으니까 아빠 수중에 돈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빠는 아무 대책도 없이 돈을 안가져간거야. 그래서 신혼여행을 갔는데 돈도 제대로 못썼어."
- 신혼여행을 부산으로 가셨잖아요. 그 정도면 잘 간거에요?(엄마) "괜찮게 간 거지. 당시에는 아예 못 간 사람들도 있었으니까."
- 여행 중에 재미난 에피소드 없었어요?(엄마) "돈이 없으니까 여인숙에서 잤는데, 엄마는 아빠랑 그날이 첫날밤이니까 수줍게 칫솔을 내밀며 '이 닦으세요' 했지. 그랬더니 아빠가 '아침에 닦았는데요' 그러는 거야. (웃음)”
- 아빠, 그거 농담이었어요, 진담이었어요?(엄마) "아빠가 어려서부터 닦는 걸 참 싫어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