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발생 2일이 지난 4일 현재 이재민들이 구호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푸른아시아센터
지난 2일 미얀마를 덮친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한 피해로 수십만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활동가가 미얀마의 참상을 설명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현재 잘 알려진대로 미얀마 군사정부는 자존심 싸움으로 국제사회와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수백만명의 이재민들이 제대로 된 구호조치를 받지 못해 극심한 생존권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 이라와델타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 김선호(가명)씨는 기자에게 이메일 호소문을 보내 미얀마 국민의 딱한 처지를 설명하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김씨는 다음과 같이 그날의 실상을 전했다.
"지난 5월 2일 금요일 고요했던 이라와델타 지역, 이 곳은 미얀마 최대의 곡창지대 입니다…. 오후 3시를 지날쯤 소문대로 거대한 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불안과 공포로 자녀들을 찾았습니다. 들에 나갔던 농부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거대한 아니 핵폭탄 같은 비바람이 내리쳤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바닷물이 모든 땅을 덮쳐 집도 사람도 일터도 사라졌습니다.살기 위해 지붕과 나무로 올라갔습니다. 밤새도록 자신의 몸무게를 원망하며, 태풍을 원망하면 온 밤을 새웠습니다.태양은 변함없이 대지를 밝혔지만 세상은 가혹하게 변했습니다. 강물과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바람도 잠잠해졌습니다. 세상을 보고 있는 나는 살았지만 주위에는 이 시련을 견디지 못한 이들의 죽음만을 남기고 갔습니다." 특히 김씨는 그 곳의 참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000명의 주민 중 100명, 3800명의 주민 중 1500명만이 살아남았다. 100개가 넘는 마을들 중 60개가 사라졌다. 이렇게 라뿓다와 보컬레지역만 사망자 추정치가 20만명인데 대부분 아낙네들과 아이들이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 2일의 참혹했던 참극보다 현재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는 "문제는 생존자들의 또 다른 삶입니다"면서 "아직 마을에 고립되어 있거나 정부군이 배급하는 1㎏ 남짓 되는 쌀이 일주일치 식량이다"고 생존자들의 처절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