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유가 대비 체제 전환...정부의 선택은?

[주간증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불가피

등록 2008.05.26 11:11수정 2008.05.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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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유가가 120달러에서 순식간에 130달러대로 급상승하였다. 환율도 걱정이 되었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1050원대를 방어했다. 외국인들의 매수는 이어지지 않았고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는 취약한 수급을 다시 악화시켰다.

 

고유가는 수급 문제라는 의견에 무게 실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각 국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 6~24개월 안에 배럴당 150~20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유가발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3차 오일쇼크가 오는 것이 아니냐하는 걱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유가가 오르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 경제의 침체에 따른 달러 약세와 그 대안으로 원자재 시장으로 돈이 몰려 투기적인 요소를 주 요인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정상적인 수급에 의한 상승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 경제개발국들이 새로운 수요국으로 등장하면서 추가적인 유정 개발과 증산에 소극적인 산유국으로 인해 공급이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요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이란, 이라크 등의 정정 불안은 더욱 공급을 어렵게 하고 있고 여기에 일정부분 투기적인 자금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에서 한숨 돌리고 있는 순간 이제는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 국은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유동성을 흡수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접근을 제한 할 수밖에 없어 금융시장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아직 미국의 주택 시장의 침체와 신용경색에서 완벽하게 탈출하지 못한 가운데 이러한 유가의 급등은 추가적인 정책적인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FRB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당분간 유보할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시장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지표 악화

 

이러한 고유가의 광풍은 세계 원유 수입 규모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매우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모든 경제 지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의 FRB가 경제 성장률을 0.3~1.2%로 지난 1월보다 1%P 낮춰 잡은 것을 비롯해서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경제 성장치를 4% 후반에서 4% 초반으로 바꾸었다. 씨티그룹 3.9%, UBS 3.6%로 4%도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번에 4.5% 이하의 성장을 얘기했었다.

 

올 3월까지 경상수지 적자가 50억 달러가 넘어서 이러한 것을 개선시키기 위해 환율을 상승시켜 개선해 보고자 하지만 유가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상승함으로써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1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도 80.5로 나타나 100개 수출해서 80개 밖에 수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8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4월 소비자 물가는 4.1%, 생산자 물가는 9.7%, 수입물가는 31.3%, 원재료 물가는 56%가 상승하였다. 생산자 물가, 수입물가, 원재료 물가는 점진적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어 향후 물가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물가의 급등은 소비 위축을 가져 올 수밖에 없으며 투자를 기대하기도 힘들게 된다.

 

시장도 고유가에 대비하는 체제로 전환해야

 

지난주 주가도 상승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없었는데 유가의 급등은 이러한 빌미를 제공하였고 1900P에 잠깐 발만 담그고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환차익을 보고 갑작스럽게 들어왔던 외국인들이 환율에 대한 방관자에서 돌아온 당국의 개입으로 1050대가 방어되고 이와 반대로 유가의 상승이 이어짐으로써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동안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을 하였지만 시장에서는 환율의 상승으로 수출주들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논리에 눌려 지수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그러나 환율보다 유가의 무서운 상승세는 시장의 눈을 유가발 인플레이션으로 돌리게 만들었으며 지난주의 하락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800P초반대까지 밀렸던 지수는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은 모양이지만 여전히 수급 공백은 불안한 상황이며 나타나는 경제지표는 우울하기만 하다. 고유가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걱정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수는 힘들어 보이고 7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 물량은 언제든지 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수의 부담을 다소 벗어났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고유가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없어 상승세로의 전환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

 

따라서 항공, 석유화학, 해운 등 고유가에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업종은 피하고 시장을 보는 시야를 좁혀 지수의 부담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과 고유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는 태양광, 풍력 등의 대체 에너지,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자산주, 오일 머니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대형 건설주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래로부터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고유가로 인해 경유차의 판매가 급감하고 화물차는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고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다시 거론되는 등 유가 영향이 점진적으로 생활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가는 이렇게 피부에 와 닿는데 정부는 경기가 어려워 일자리를 잃는 것이 물가 상승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여전히 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수출을 늘려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경제 성장률을 높이면 투자도 늘고 일자리도 는다는 논리로 접근을 하고 있지만 고유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과 이로 인한 내수 부진, 그리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일반 서민들의 시각차가 너무나도 크다. 정부는 일단 따라오면 다 잘 될 것이다라는 뜻을 굽히지 않고 강행하고 있다.

 

수출의 혜택은 일부 수출이 잘되는 기업에게만 국한된다. 재벌 규제 완화는 서민들에게는 당장 딴나라 얘기다. 전체 임금 근로자 1595만명 가운데 78.6%인 1253만명 종업원이 100인이하의 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할지 모르겠지만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이러한 작은 기업들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성장률, 경상수지가 아무리 좋아도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게 만들게 된다.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정부나 국민이나 다 같다. 다만 그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영어몰입교육, 대운하, 쇠고기 협상 등도 일방적으로 위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거꾸로 시작하느냐, 아래서부터 올라와야 하느냐의 문제이다. 아래서부터가 맞다고 생각한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물가급등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2% 증가에 그쳐 지난해 1분기 증가율 4.0%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물가급등에 따라 실질소득은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광열수도비와 식료품 등 필수 지출이 늘고 세금, 사회보험료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서민층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고 한다.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 수입화장품, 골프장 그린피 등의 국내 판매가격이 구매력 지수로 비교할 때 선진국보다 비싸다고 소비자원이 20일 발표했다. 해당 품목은 뜨끔했을 것이다. 52개 생활물가지수에서 빠졌지만 이번에는 빠져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 먹고 살기 힘든 서민이 커피믹스 먹지 스타벅스 안먹는다. 수입화장품 안 바르고 '동동 구루무' 바른다. 골프장가서 골프치기 보다는 운동장 한 바퀴도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물가는 안 잡아 주어도 된다는 의견에 공감이 간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지진이 일어난 쓰촨성에 달려갔다. 눈물을 보였다. 커다란 중국이 하나가 되게 만들고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고 협조한다. 이러한 원자바오 총리를 가장 실용적인 총리라고 평하고 있다. 언론이 만들어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권에 없는 총리의 처세술이라고도 하지만 그래도 빈곤층과 함께하는 좋은 총리라고 중국 인민들은 생각한다. 이 대통령이 이번주에 중국을 방문하신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좀 가져 오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모 통신업체의 CM송이 인기다. 일명 '되고송'이다. '지금은 어려워도 희망을 가지고 살면 되고, 노력하면 할수록 잘 살 수 있게 되고, 회사에서 힘들면 집에 가서 애들 웃음보고 풀면 되고, 되고 되고 되고…….' 안되고 안되고 안되고가 아니고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시장도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굴곡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라는 벽에 부딪혀 있지만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8.05.26 11:11 ⓒ 2008 OhmyNews
#증시전망 #경제살리기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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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PB로써 고객자산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내 증권방송 앵커 및 증권방송 다수 출연하였으며 주식을 비롯 채권 수익증권 해외금융상품 기업M&A IPO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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