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은 일명 '산목련'이라 부르기도 하며 이북의 국화입니다.
윤희경
함박꽃도 깊은 산속에 살며 요즘 피어납니다. 꽃을 먼저 피우고 잎이 나는 목련과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푸른 잎에 가려 땅을 보고 피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꽃봉오리가 맺히면 백옥을 대하듯 눈이 시리고 가슴이 저릿해옵니다. 노란 꽃술, 담홍색 수술, 하얀 꽃잎, 잿빛과 노란빛이 섞인 갈색 가지, 달걀을 거꾸로 엎어 놓은 듯한 잎, 은은한 향기, 초록 속에 숨겨진 동양미인을 쏙 빼닮았습니다.
함박꽃나무, 천녀화, 이북에선 ‘목란’이라 부릅니다. 북한에선 ‘91년 4월부터 그동안 사용해오던 진달래를 버리고 목란을 이북의 공식 국화로 지정했습니다. ‘나무의 피는 난’이라 하여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산속에서 바라보는 함박꽃 태는 특별합니다. 골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하얀 웃음이 뽀얗게 일어납니다. 수줍은 열아홉 순정인가 하면, 소복 입은 청상과부의 오월서릿발처럼 가슴을 쓸어내릴 듯 시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