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소문인 혜화문
이상기
장수길이 끝나면서 길은 지하철 한성대 입구 쪽으로 이어진다. 한성대 입구 지하도를 건너 5번 출구로 나간 다음 동소문로를 따라 혜화동 쪽으로 간다. 동소문로로 인해 서울 성곽이 끊어졌고 이 지역에서는 성곽을 따라 계속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소문로를 100m쯤 갔을까? 오른쪽으로 샛길이 보이고 나무들 사이로 혜화문이 보인다. 혜화문이 바로 동대문인 흥인문과 북대문인 숙정문 사이에 있는 동소문이다.
혜화문(惠化門)은 1396년(태조 5) 9월 서울 도성이 만들어지면서 지어졌다. 이때 문의 이름은 홍화문(弘化門)이었다. 그러다가 성종 14년(1483) 창경궁을 건립했는데, 그 동문을 역시 홍화문이라 이름 지었다. 궁궐의 문과 도성의 문 이름이 같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중종 6년(1511) 동소문인 홍화문을 혜화문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이후 혜화문에 대한 별다른 기록은 없다. 영조 15년(1739)에 이르러 혜화문과 관련된 중요한 기록이 나온다.
"혜화문(惠化門)의 지도리와 문짝이 부러지고 상하여 밤 사이에 닫지 못하므로 어영청(御營廳)에서 번군(番軍) 10명을 보내어 파수하게 하였다."이어 영조 20년(1744) 그동안 없던 문루를 다시 지어 세운다.
"혜화문(惠和門)에 옛날에는 문루가 없었는데, 임금이 어영청(御營廳)에 명하여 이를 창건하게 하고 편액을 걸었으니, 곧 세속에서 일컫는바 동소문(東小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