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구민 뿔났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특별인터뷰] 6·4 강동구청장 재보궐선거 이해식 통합민주당 후보

등록 2008.05.21 18:18수정 2008.05.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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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임 구청장들의 중도 사퇴 때문에 하는 보궐선거라고 말씀드리면 주민들이 분개하십니다. 명문고 육성 친환경 유기농 급식 노-노(老老) 복합문화센터 건립 약속 드립니다"

 

오는 6월4일, 강동구청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서울시의원 출신 이해식(44) 통합민주당 후보의 말이다. 강동구청은 지난해 12월 당시 구청장인 신동우 구청장이 4·9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최용호 부구청장이 대행을 맡아 왔으나, 최 부구청장 마저 이번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물의를 빚어 왔다.

 

지난 19일 이 후보를 만나, 출마 배경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이해식 후보와의 일문일답.

 

 통합민주당 이해식 후보
통합민주당 이해식 후보 강현숙
통합민주당 이해식 후보 ⓒ 강현숙

- 이번 6·4 재보궐선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가 한창 치러지고 있을 즈음 신동우 구청장이 사퇴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6년 동안 벌써 4번째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만들어 놓은 한나라당 출신 전임 구청장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공직을 자기들 편의대로 출세 코스쯤으로 이용하다 쓸모가 없어지면 내던지는 행태를 그대로 두고 보면서 어떻게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유권자를 무시하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의 인기는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 높았고 민주당은 외면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위 많은 분들과 상의하고, 혼자서도 번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이 출마를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겨자씨만한 믿음으로도 산을 옮길 수 있다'며 '승리를 확신하고 뛴다면 분명히 이길 수 있다'고 격려해 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당당하게 나서서 중도 사퇴한 구청장들의 부당함을 꾸짖고, 강동 발전의 새로운 기틀을 단단히 다지는 게 대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두려움이 없습니다. 승리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 2004년 강동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이다. '구청장 선거 재수생'으로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4년 동안 많은 반성과 준비를 했습니다. 4년 전 선택받지 못한 건 분명히 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4년 동안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이제는 자신 있게 구민 여러분 앞에 두려움 없이 나설 수 있습니다."

 

- 공천받기까지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일각에서는 쉬운 게임이었다는 평가도 있는데.

"저와 공천 경합을 했던 채수연 후보님은 교총 사무총장을 지내셨고 지역에서도 신망이 높은 출중한 분입니다. 그런 분을 대신해서 출마하게 돼 한편으론 죄송스럽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채수연 후보께서 생각하셨던 강동 발전에 대한 많은 비전들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이명박 정부 국정 지지도가 하강세를 보이고 한나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그 민심이 통합민주당으로 즉각적으로 이동하는 것 같지 않아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맞습니다. 많은 구민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등을 돌리고 있지만, 선뜻 민주당에게 마음을 열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직 저희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겁니다. 냉정하게 볼 때 이명박 정부에 실망해서 그들에 대한 경고와 견제의 뜻으로 '한나라당이 아닌 선택'을 하겠다는 분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강동에서는 전임 구청장들의 중도 사퇴에 대한 분노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증폭될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반사이익에 기대기보다는 유권자 여러분이 저와 민주당을 정말 믿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해 뛸 것입니다."

 

- 서민들은 정치를 싫어한다. 심지어 혐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치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의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위 '중앙정치'가 서민의 삶보다는 당파의 입장에 따라 정쟁으로 흘렀기 때문에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민의 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지방자치와 생활정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저는 강동구의원부터 시작해 바닥부터 차근차근 생활정치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민의 눈높이와 입장에서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서민에게 꼭 필요한 정치, 신뢰받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타 후보와 차별화된 후보만의 캐릭터는 무엇인가.

"강동구와 서울시 행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두루 원만한 인간관계, 중앙정계와 지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 일하기 딱 좋은 나이인 40대 후반의 추진력과 원숙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동구의 여러 선배 동료 여러분과 함께 호흡하며 지내온 세월의 힘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민에 대한 진정성, 그리고 성실성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의 경쟁력입니다."

 

- 예비 후보 등록 후 선거 운동 기간 기억에 남는 주민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4년 전 저의 보궐선거와 지난 4월 총선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낍니다. 예전에는 명함을 드려도 안 받거나 짜증을 내는 분들이 절반을 넘었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명함을 받고 유심히 살펴봅니다. 또 왜 선거를 하는지 관심들도 많습니다. 전임 구청장들의 중도 사퇴 때문에 하는 보궐선거라고 말씀드리면, 굉장히 분개하십니다. 선거한다는 사실만 알려져도 중도사퇴 구청장들에 대한 분노가 끓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한나라당 후보께서 선거 운동하시기가 답답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면 할수록 자신들이 비난을 받게 되니까요."

 

- 강동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무엇보다도 전임자들의 중도사퇴로 초래된 행정 공백을 최소화 하는 일입니다. 아무래도 느슨해 질 수밖에 없었던 공직 사회의 분위기를 새롭게 일신해야겠습니다. 또한 잦은 선거로 인해 갈라지고 쪼개진 지역의 민심을 하나로 모아 강동 발전을 위해 다시 뛰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 중점 선거 공약 3가지를 설명해 달라.

"먼저 우리 지역의 12개 고등학교들을 각각 특색 있는 명문고등학교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자사고·특목고를 유치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실익이 없는 공약입니다. 언제 유치될지 기약도 없고, 유치가 되도 강동구의 아이들 중에서는 극소수밖에 입학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등록금도 비싸서 보통 서민층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금 현재 강동구 예산의 1% 미만인 교육보조금을 강동구 조례가 허용하는 기준인 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기금을 확보하고, 해당 학교 동문회·운영위원회 등과 매칭 펀드 협약을 맺어  발전의지가 강한 학교에 좀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광우병 파동에서 볼 수 있듯, 먹거리 안전 문제는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입니다. 강동구에서 우리 아이들의 학교급식부터 유기농으로 바꿔나가겠습니다. 이미 서울시에는 '서울시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가 마련돼 있어 유기농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습니다. 또한 제가 구청장이 되면 강동구의회 의원님들과 상의해 '(가칭)강동구 유기농 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신설, 구 예산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습니다. 현재 확보된 급식 예산에 1인당 500원 정도를 증액하면 유기농 급식 실시가 가능해집니다. 서울시-구청-학부모가 3분의 1씩 분담하면, 학생 1인당 연간 2만9000원 정도를 부담하면, 유기농 급식이 가능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어르신들이 주도하는 노인 정책을 수립·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르신들을 주축으로 강동구의 특성과 여건을 고려,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어르신 종합대책 2015 수립을 위한 TFT'를 구성하겠습니다. 또한 노-노(老老)복합문화센터 및 상담센터를 설치, 어르신들이 주도하는 고령화 사회 문제 해결 기반 마련하겠습니다."

 

- 선거는 이기는데 의의가 있다는데 이번 선거 필승전략은.

"상식적인 얘기지만 민심의 흐름을 타는 것이 가장 큰 전략입니다. 민심을 잘 헤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강동의 민심은 이명박 정부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중도 사퇴한 전임 구청장들의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있는 후보는 저 이해식이 유일하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승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강동에서 또 다시 한나라당 구청장을 뽑으면 더 이상 경쟁도 자극도 없게 됩니다. 뻔한 결과 앞에서 강동구의 정당들은 무기력에, 공무원들은 무사안일에 빠져들 것입니다. 결국 피해는 우리 구민에게 돌아갑니다. 구민 여러분들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선택, 바로 이해식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서울동부신문(2008년 5월 21일 67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5.21 18:18ⓒ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울동부신문(2008년 5월 21일 67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6.4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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