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담백하여 맛있게 먹었다.
전용호
저녁은 현지 뷔페지만 입맛 따라 골라먹으니 음식 걱정이 없다. 외국 나가면 음식 때문에 고생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입이 짧은 작은놈 먹을 멸치자반과 느끼한 음식에 대비한 고추장을 담아왔는데. 결국 그대로 남게 생겼다. 쌀은 우리나라보다 두 배 정도는 길어 보이는데 아주 맛있다. 캄보디아 체질인가 보다. 계속 밥맛이 당긴다.
킬링필드의 아픔을 알려주는 왓 트마이 사원어제로 그 많은 돌구경(?)은 끝내고 오늘은 여유 있는 관광이라고 한다. 킬링필드의 아픔이 남아있는 왓 트마이(Wat Thmei) 사원에 갔다. 크지는 않지만 그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열망이 배어있는 것 같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자행한 일들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떠오르는 건 왜 그럴까?
캄보디아는 우리나라가 전쟁 후 어려울 때 식량원조를 할 정도로 여유 있는 나라라고 했다. 하지만 폴포트 정권 아래 방해가 되는 지식인을 다 숙청해 버렸고. 지금은 가난한 나라에서 순위를 다툰다고 한다. 재형이는 유리관(스투파) 안에 들어있는 해골이 신기하기 만 한가 보다.
몇 군데의 쇼핑숍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씨엡립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뷔페식당이다. 재형이는 여전히 잘 먹는다. 요리 중에 돼지고기로 된 꼬치가 있는데 열 번은 더 갔다 온 것 같다.
"아빠, 음식 하는 아저씨가 나를 보고 웃어.""그렇게 많이 갔다 왔는데 정들만도 하겠다."
집 한 채 짓는데 10불씨엡립을 가로 질러 흐르는 작은 강(개천)을 따라 내려간다. 지금까지는 도로 주변의 상점들과 농가만 봤는데, 지금부터 보는 풍경은 도시 속의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여기도 강남과 강북이 있다고 한다.
강을 경계로 한쪽은 무허가 집들이라고 한다.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따뜻한 날씨는 하늘만 가리면 집이 된다. 나무 기둥 네 개 세우고 얼기설기 야자나무 잎 얻으면 끝. 10불 정도면 한 채 짓는다고 하니 집 걱정은 없는 것 같다.
톤레삽 호수로 가는 길에 경찰 초소가 있다. 현지 경찰이 관광객을 상대로 1불씩 받는데 임의로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적당히 분배. 공무원들에게는 좋은 나라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간다. 길옆으로는 나무와 야자나무 잎으로 지은 집들이 계속 이어진다. 호수는 건기 마지막이라 물이 최대한 빠져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