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는 18일 오전 생명평화순례단에 잠시 합류했다. 이날 김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운하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상규
"'나를 뽑아준 국민의 열망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이명박 대통령이) 국토까지 유린하고 민생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국토를 유린한 것보다 더 무서운 유린을 자행하려 하고 있다. 참 딱한 노릇이다."
"미국 가서 아부를 해야 하고, 아부 거리를 내놔야 하니까, 별의별 것까지 다 팔아먹고 국민의 건강까지 팔아먹었다. 한 마디로 함량미달, 역량부족, 비전의 부족이다."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추진을 다시 한 번 강하게 비난했다. "한반도 대운하는 일제시대 때보다 국토를 더 유린하는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또 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교수는 18일 오전 경기도 광주에서 도법 스님과 이필완 목사 등 종교인들이 이끄는 '생명평화순례단'에 합류해 함께 도보순례를 했다. 오전 동안 김 교수는 강을 따라 걸으며 도법 스님 등과 오늘날의 생명과 평화의 가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교수는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반도 대운하 추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교수가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운하는 상식 이하의 무의미한 발상"그동안 김 교수는 "대운하는 상식 이하의 무의미한 발상"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왜 이런 하찮은 일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해 왔다. 지난 2월 12일 <중앙일보> 기명칼럼 '도올고함'을 통해서는 "새 정권은 기껏 생각한다 하는 것이 영어몰입교육이요, 회록지재보다 더 무서운 재앙인 대운하 강행에 혈안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김 교수는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이란 뭐였나, 우리 강산을 잘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게 독립운동 아니었냐"며 "그렇게 해서 오늘날까지 지켜온 이 강토를 이제 와서 토목 공사 경제와 결부시키는 것 자체가 유치한 일"이라고 대운하 불가론을 폈다.
김 교수는 "현재 운하에 대한 기술적 문제만 계속 논의되고 있는데,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운하 자체는 해서는 안 되는 당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은 운하라는 개념으로 일을 추진하면 수 양제 꼴이 나게 생겼으니까 말을 바꾸고 있다"며 "하천 정비 사업이니, 수로 공사니 하는 등 부분 작전을 펴서 기어코 자기가 생각하는 걸 관철하겠다는 야욕과 욕망에 불타있다, 이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나와 만났을 때도 '대통령이 되면 대운하 문제를 엄정하게 심의하겠다' '내가 적극 나서서 적극 추진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며 "개인적으로 이런 점에서 분노하고 분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교수는 "지금 이명박 정부는 토목공사와 경제 부흥을 결부시키는데, 이는 땅값만 올리고 우리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김 교수는 "외교 문제나 에너지 분배, 그리고 남북관계 등 우리가 해야 하는 현안이 많은데 이명박 정부는 전부 덮어버리고 대운하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쇠고기 파동 등 (정부에서) 이야기 나오는 것들이 다 유치하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개탄했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현실을 바로잡는데 정치인들이 자기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