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트 플라츠' 캔버스에 아크릴릭 415×215cm 2008
김형순
이번 전의 주제는 '도시 속 인간'이다. 분주한 도시의 일상에 치여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시에 흐르는 공허함도 느껴진다. 휑한 도시에서 점점 개인이 원자화되어 가는 모습도 포착된다. 이 작가는 도시의 밝은 면보다는 무심한 표정에 입을 꽉 다문 아웃사이더 같은 사람을 많이 등장시킨다.
이번 전에서 도시의 배경에는 서울뿐만 아니라 뉴욕, 베를린, 북경도 포함된다. 나라마다 그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비슷한 점도 많을 것이다. 도심의 중압감, 각종소음, 교통체증 그리고 자신을 돌아볼 틈이 없는 일과 등이 그것이다. '레오폴트 플라츠'는 베를린 지하철 풍경 같은데 그 표정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줄곧 도시에서 살아온 관찰자로서 이런 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예리하게 꿰뚫고 있다. 전후(戰後)세대가 맛본 성장기의 빈궁함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어쨌든 그는 거창한 신화나 역사보다는 도시의 거리 같은 하찮은 일상에서 소재를 발굴하는 작가다.
벼랑 끝에서 외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