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산 자락의 유적들을 만나고

마애불과 성주사

등록 2008.05.18 15:03수정 2008.05.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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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으로 이른 아침 길을 나섰다. 경주에서 창원으로 가는 대중 교통편은 그다지 좋지 않다. 좋은 날씨인 듯하다. 창밖의 풍경은 잠이 밀려올 것 같이 아름다운 풍광이다. 푸르름을 더한 5월의 녹음이랄까? 창원터미널에 도착하여 조금 기다린 후 답사가 시작되었다.

 

늘 우리 문화재를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은 즐겁다. 한 분 한 분 소개가 이어졌고 대단하신 분들도 많다. 처음 간 곳은 삼정자동 마애불 불모산에 있다고 해서 불모산 마애불로도 알려진 곳이다. 산 높은 곳에 있으려니 생각했으나 안내자의 도움으로 입구까지 차로 갔다. 멀리서 본 느낌은 '이야' 감탄사가 나온다. 바위에 저렇게 새긴 마애불들은 대단한 정성을 가진 석공이 조각하지 않았을까?

 

우수한 조각의 통일신라 마애불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98호 삼정자동 마애불은 육계가 솟아 있고, 얼굴은 오랜 세월의 풍화로 거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마멸이 심하다. 양 어깨에 걸친 옷의 표현은 일부 보이며 대좌까지 흘러내려 덮고 있다. 왼손은 무릎 위에 두고 오른손은 무릎 위에 올려져 있다.

신광은 아무런 장식 없는 선으로만 연결되어 있다.

 

불모산에 있는 마애불 삼정자동 불모산 마애불은 마멸이 심하나 우수한 조각의 불상이다.
불모산에 있는 마애불삼정자동 불모산 마애불은 마멸이 심하나 우수한 조각의 불상이다.김환대
▲ 불모산에 있는 마애불 삼정자동 불모산 마애불은 마멸이 심하나 우수한 조각의 불상이다. ⓒ 김환대

특이한 것은 대좌 아래 흘러내린 옷주름 밑에 무엇인가 또 다른 조각물이 되어 있는데 마멸로 알아 볼 수 없으나 통일신라시대 후기 마애불로 추정된다.

 

불모산 성주사란 큰 돌에 새겨진 이정표가 보인다. 길어서 오르면 입구 도로변에 작은 전각 안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35호 성주사 관음보살입상이 용화전이란 낡은 건물에 모셔져 있다.

 

입구 용화전에 모셔진 관음보살상

 

민머리로 보이며 화관을 쓰고 있으며, 얼굴은 원만하고 목에는 목걸이가 새겨져 있다. 둥근 어깨와 굵은 곡선으로 새긴 U자형의 옷 주름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으나 상체에 비해 하체가 짧다. 전체적인 조각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위치에서 출토된 것이라 하며 손 모양을 설명한 설법인의 한자는 안내판에 오류가 있다.

 

용화전 관음보살입상 성주사 입구 용화전이란 작은 건물에 있다.
용화전 관음보살입상성주사 입구 용화전이란 작은 건물에 있다.김환대
▲ 용화전 관음보살입상 성주사 입구 용화전이란 작은 건물에 있다. ⓒ 김환대

작은 크기의 동종

 

관음보살상을 지나 이제 성주사로 가면 먼저 보호각 안에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7호 성주사 동종이 있다. 작은 크기의 종으로 조선 정조 때 만들어진 건륭(乾隆) 48년(1783) 제작된 것이다. 윗부분에 음통은 없으며 용뉴는 쌍두식이다.

 

성주사 동종 작은 크기이나 조선시대 종으로 우수하다. 당좌가 없는 것이 특이하다.
성주사 동종작은 크기이나 조선시대 종으로 우수하다. 당좌가 없는 것이 특이하다.김환대
▲ 성주사 동종 작은 크기이나 조선시대 종으로 우수하다. 당좌가 없는 것이 특이하다. ⓒ 김환대

종신 가운데에는 4개의 유곽대가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유곽과 유곽 사이에는 보살상이 새겨져 있으며 당좌는 없다.

 

단청이 오래된 대웅전과 석탑

 

성주사에 들어서면 긴 건물이 오른쪽을 채우고 정면에 대웅전과 영산전이 보인다. 대웅전 앞에 있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호 삼층석탑은 이중 기단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이다. 탑신은 1층 몸돌에 문짝모양의 문비가 있으나 마멸이 심하다. 지붕돌은 밑면의 받침은 4단이고 처마선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 윗부분 석재는 원래 것이 아닌듯 하며 옆에는 석등이 완전하지 못하지만 있다.

 

대웅전과 삼층석탑 대웅전 앞에는 고려시대 초기 석탑이 있다.
대웅전과 삼층석탑대웅전 앞에는 고려시대 초기 석탑이 있다.김환대
▲ 대웅전과 삼층석탑 대웅전 앞에는 고려시대 초기 석탑이 있다. ⓒ 김환대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134호 대웅전은 단청이 아주 고색이며, 창살 무늬가 다채롭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이며, 맞배지붕이고 주변에는 옛 석 부재들이 있다. 창원에서는 큰 사찰인 듯 하나 조용하였다.

 

알려지지 않은 불모산 삼층석탑

 

창원 사람들이 자주 찾는 용지공원에는 불모산에서 1989년 옮겨진 삼층석탑이 복원되어 있다. 1층과 2층 지붕돌과 일부 부재는 당시 제짝 원래 부재이고 나머지는 새로운 부재들로 조립하여 복원된 것이다.1층 몸돌에는 감실도 표현되어 있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나 이 석탑을 아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찾아 공부 하는 것을 보고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었다.

 

불모산 삼층석탑 불모산에서 옮겨진 삼층석탑
불모산 삼층석탑불모산에서 옮겨진 삼층석탑김환대
▲ 불모산 삼층석탑 불모산에서 옮겨진 삼층석탑 ⓒ 김환대

 

불모산과 관련된 주변 유적을 둘러보고 도심 속에 여유로움을 배운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 답사는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이 있는 답사와 함께 했습니다.

2008.05.18 15:03ⓒ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답사는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이 있는 답사와 함께 했습니다.
#불모산 마애불 #성주사 #불모산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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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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