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 만들기 주먹밥을 만들어 봉지에 담는 마지막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안준철
대학생, 시민, 교사, 학부모 모두 신나게 만든 주먹밥회사에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직원들이 몇 분이나 되느냐, 후원금은 직원들이 내느냐, 회사가 내느냐는 물음에 돌아온 답변이다. 한국전력 순천지점은 해마다 한 차례씩 하고 있는 주먹밥 나누기 캠페인 말고도, 순천시에서 지원을 받아 순천 YWCA가 운영하고 있는 경로복지식당에서 한 달에 한 번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인 복지회관이 주관하는 장애우 집 고쳐 주기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인스턴트 음식, 청량음료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새벽부터 정성으로 준비한 주먹밥을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운동에 젊고 발랄한 대학생들과 시민 자원봉사자,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까지 합세하여 시작부터 화기애애하고 풋풋한 자리가 되었다.
정각 3시가 조금 넘어서자 순천YWCA 김현미 부장의 진두 지휘 아래 드디어 주먹밥 만들기 행사가 시작되었다. 주먹밥을 담을 봉지에 '얘들아 밥 먹자'라는 글씨가 써진 라벨을 붙이는 것이 내가 맡은 최초의 임무였다. 오랜만에 해보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손에 익기까지는 긴장이 됐다. 다음 임무는 주먹밥 만들기. 적당한 양을 가늠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것도 차츰 손에 익으니 해볼만 했다.
문제는 슬슬 허리가 아파온 것이었다. 왼쪽 어깻죽지가 결리기까지 했다. 식당 벽에 달린 시계를 흘금 바라보니 시침은 겨우 4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그 후 두 시간 가량이 더 흘러 시침이 6시를 가리킬 때는 허리도 어깻죽지의 통증도 말끔히 가시고 없었다. 그때 나는 주먹밥을 봉지에 넣는 마지막 공정에 투입되어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어둡고 긴 터널 하나를 통과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초심자의 진지함 같은 것이었을 터이니,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