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월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제공
미국경제 부실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인가현재 원자재, 곡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미국경제의 위기국면을 제시하는 분석도 있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일명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내 금융자본들이 무분별한 대출로 금융사정이 부실해져서 나타난 현상으로 미국내 구매력이 감소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분명한 점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으로 타격을 받은 미국독점자본들은 현재 자산 손실을 만회할 새로운 시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독점자본인 미국의 엑손 모빌은 최근 고유가의 흐름을 타고 올해 1/4분기 동안 108억 8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여 지난 기간보다 17%의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석유독점 자본인 셰브론의 1.4분기 순이익은 51억 7천만 달러로 작년 4/4분기 대비 10%가 증가하였다.
곡물가격은 어떠한가? 미국 곡물독점자본이자 세계최대의 곡물회사인 카길은 최근 곡물가격 상승으로 상반기 3달만에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10억 3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였다. 여타의 곡물독점자본인 몬산토도 2배, 모자익은 무려 12배의 순이익 상승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최근의 원자재와 곡물가격 상승의 해택을 받는 세력이 바로 미국 석유자본과 미국 곡물자본 등 자원에너지를 점유한 대독점자본 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시장 부실화로 인한 미국금융자본의 거대한 손실과 고유가, 곡물가 폭등, 원자재 상승의 행진으로 인한 순이익 증대는 미국 독점자본의 숨통을 틔워주며 미국발 경제위기의 폭발을 늦추고 있다. 원자재 폭등과 미국발 경제위기는 그 기간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단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우연의 일치라고만 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이명박의 수출중심 정책도 물가대란의 원인이명박의 수출중심정책도 물가상승의 주요한 원인이다. 지난 4월 수입물가 상승률 31.9% 가운데 환율요인을 뺀 순수 가격상승률은 21.9%에 불과하였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의 30%는 원화 대비 달러와 가치변동의 환율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986.6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1.50원)보다 5.9% 올랐다는 것이다. 이렇게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출하는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달러가치가 내려가 수출이 원활해지지만 원화로 표시되는 수입물가는 떨어지는 환율만큼 오르게 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는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며 수출중심의 대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원달러환율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특성상 수출품목은 일부 대기업이 생산하는 전략품목, 이를테면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재 등인 반면 수입품목은 대다수 국민들이 소비하는 석유, 식량과 더불어 산업원자재들에 해당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하는 대기업은 좋을지 몰라도 일상생활에 나서는 서민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이라도 올려줄 것이지, 이명박의 노동정책은 임금인상 마저도 꽉 붙들어매고 있는 상황이니 이쯤이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왜 20% 수준까지 떨어지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수출중심의 한국경제 속성상 해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지난 1, 2차 석유파동 때의 경험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국, 인도 등의 성장으로 국제원자재 시장의 가격상승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갈수록 Made in China와 Made in India의 물량공세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구태의연한 수출중심의 경제를 외치는 것은 무능하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하다.
뛰어오르는 물가는 위기의 경고등이다. 한국경제는 지금 진화해야 한다. 지금 진화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1939년 9월, 나치독일 전차군단의 진격에 한순간에 전멸당하고 말았던 폴란드 기병처럼, 중국과 인도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나갈 수밖에 없다.
박리다매에서 부가가치 중심으로 발상을 전환해야21세기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 여전히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니 가공무역으로 살아가야 하나. 전략의 기본은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임을 명심하며 차분히 생각해보자.
한국경제의 장점은 기술집약적 산업의 시장확보이다.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세기가 될 것인데 이를 위해 한국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과학기술에 과감히 투자하여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 산업의 시장경쟁력을 더욱 높이며 아울러 자동차, 철강 부문의 기술혁신에 힘써 부가기치를 높여야 한다.
동시에 21세기 한국은 한미일 삼각동맹에서 발상을 전환하여 대륙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남북경제협력은 북한지역의 산업 원자재를 남북이 공동이용할 수 있는 좋은 방도이다. 나아가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통한 동북아 물류 중심지 구상은 자원대란의 시기에 광활한 시베리아로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북핵관련 문제가 해결의 수순으로 접어드는 지금 대륙으로의 방향전환은 놓칠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용량 2MB의 컴퓨터로는 수년 내로 몰려올 13억 중국의 파도와 10억 인도의 파도를 당해낼 수 없다. 70년대 한국경제가 박리다매(薄利多賣)였다면 21세기 한국경제는 부가가치(附加價値) 중심의 경제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최근 물가의 적신호는 그 절박한 경고이다.
덧붙이는 글 | 곽동기 기자는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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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대란이 주는 경고 "박리다매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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