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지진 사망자 5만명 이를 수도"

생존자 6만명 구조..도로.통신망 속속 복구

등록 2008.05.16 08:53수정 2008.05.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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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권영석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의 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중국 정부 내에서 제기됐다.

 

대지진 발생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중국 국무원 내 지진.재난구조본부는 15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9천509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국무원은 이어 사망자수가 5만명을 넘을 수도 있음을 밝혔다고 국영 TV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군.경 구조대원들은 이날도 대지진이 강타한 쓰촨성 현장에서 6만여명의 생존자를 구조하는 등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쓰촨성에서만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 1만2천300명이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부상자도 10만2천100명에 이르고 있다.

 

   쓰촨성 지진재해대책본부 대변인은 "생존자 구조작업이 이번 참사 구호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면서 "구출한 생존자 6만여명은 현재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제2차 긴급회의를 열고 "인명구조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고 "한 가닥의 희망만 있다면 전력을 다해 인명을 구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4천여명의 공수부대와 3천여명의 해군이 14일 지진 현장으로 추가 투입되는 등 현재 10만여명의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병력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구조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피해복구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이날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산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면서 인민해방군 3만명과 헬리콥터 90대를 추가로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최악의 피해지역인 원촨(汶川)현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 개통이 임박하고 베이촨(北川)현과 몐양(綿陽)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끊긴 도로들이 속속 복구되고 있다. 쓰촨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이날 지진 후 처음으로 전력공급이 정상화 됐다.

 

또 차이나텔레콤은 15일 오후 1시55분부터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원촨현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통신망이 완전 복구됐다고 밝혔다.

 

   ◇ 대지진 직접 피해자 1천만명 = 쓰촨성을 강타한 이번 대지진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주민이 1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통신은 직접적으로 지진 피해를 당한 지역은 아바(阿패<土+貝)와 청두, 몐양, 더양(德陽) 등 6개 시로 면적이 6만5천㎢라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 면적인 9만9천㎢의 66%에 달하는 것이며 22만㎢ 넓이의 한반도 면적의 거의 3분의 1과 맞먹는 규모다.

 

   또 이곳에 살고 있는 전체 인구는 모두 2천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주민만 1천만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 관광객 50여명 사망, 1만여명 고립 = 삼국지의 고향이며 희귀동물인 판다 서식지이고 경치가 빼어난 쓰촨성에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관광길에 오른 사람들의 피해도 컸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쓰촨성을 배낭여행 중이던 한국인 유학생 5명은 나흘째 연락이 두절돼 현지 총영사관이 행방을 찾고 있다고 외교통상부 관계자가 15일 전했다.

 

   연락이 끊긴 학생은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 텐진(天津)외국어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간 안형준(27), 손혜경(22.여), 그리고 텐진외대 유학생인 백준호, 김동희, 김소라 씨 등 5명이다. 지진 발생지역에서 가까운 명승지 주자이거우(九寨溝)를 찾은 이들은 12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주자이거우에는 한국인 관광객 22명도 호텔에서 발이 묶인 상태에서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로 가는 국내선 항공기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무작정 대기하고 있다.

 

   아바(阿패<土+貝)현 응급관리청은 "지난 12일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자이거우에서 관광버스를 타고가던 관광객 35명이 숨지는 등 관광객 50여명이 숨졌다"면서 14일 밤 8시 현재 주자이거우에 2천900명, 쑹판현에 7천58명 등 모두 1만386명의 관광객이 현지에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관광국은 고립된 관광객 가운데 외국인은 893명이라면서 국내선 항공편과 우회도로를 통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필사의 구조작업 = 대지진 발생 72시간을 넘기면서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 소방대원 등 구조대원들은 필사적인 생존자 구조를 벌이고 있다.

 

   인명구조 전문가들은 건물 잔해에 묻힌 생존자가 외부에서 식수나 음식을 공급받지 않고 72시간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그 이상이 지나면 탈진 등으로 생존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다면서 이들이 72시간 이내 구출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 전문가들은 적절한 구조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황금의 72시간'이라는 말까지 사용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IFRC)는 의료지원, 음식물, 식수, 텐트 등의 확보를 위해 이날 긴급 구호를 요청했다.

 

   ◇민심 악화 =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소수민족과 아바의 티베트인 자치구 등에선 폭동이 발생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고 '화학물질 방출', '댐 붕괴 가능성' 등의 소문이 도는 등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는 상황이다.

 

   신화통신은 온라인으로 '잘못된 정보, 자극적인 문구를 유포하고 민심을 동요케한' 17명의 '악성루포 유포자'가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산당은 관리들에게 사회 안정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지진 후 많은 슈퍼마켓이 문을 닫은 가운데 쓰촨성과 간쑤(甘肅)성 일부에서 야채.과일 가격이 최고 200%까지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자 중국 정부는 이날 쓰촨과 간쑤성에서 식품, 식수 등 일부 생필품 가격과 운송료에 대해 한시적인 가격상한제를 실시키로 했다.

 

   ◇ 생존자들은 전염병에 비상 =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 가운데 한곳인 두장옌(都江堰)시의 생존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전염병 만연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다.

 

   여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우려로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생존자들은 식수 부족을 가장 먼저 하소연했으며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시신들이 부패하면서 전염병 가능성도 우려했다.

 

   또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50만채에 달하는 주택이 무너졌으며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가능성 때문에 수백만명의 주민들이 이재민이 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주민들은 붕괴되지 않은 친척집에서 신세를 지거나 인근 도시로 '피난'을 떠나는 등 스스로 살 길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보건당국 관계자는 전염병 창궐 가능성이 아직 높지 않다고 밝혔다.

 

   yskw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5.16 08:53ⓒ 2008 OhmyNews
#중국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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