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로 옆에 있는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
이정환
전교생, 학부모, 선생님들, 모두 소영이네 모이다전교생이 '소영이네 집'에 모였다. 어머니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한 자리에 마주 앉았다. 4학년 김은서, 3학년 최소영, 그리고 1학년 임다예 어린이. 어머니들과 선생님 두 분. 모두 여덟 명뿐이지만, 식탁은 푸짐하다. 먹음직스러운 '꽃게' 천지다. 모두 소영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직접 잡아 올린 싱싱한 '선물들'이다.
그 가운데, '오늘'을 기념하는 케이크가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한 어머니가 "서울은 스승의 날 다 쉰대, 촌지 때문에"라고 말을 던지자, 김수 선생님(남·38·분교장)이 "나는 은서 엄마한테 꼬박꼬박 촌지 준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고스톱" 때문이란다. 왁자하게 터지는 웃음.
그 사이에 하나, 둘 케이크에 촛불이 켜지고,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스승의 노래'를 합창한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상당히 보기 드물어진 모습이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란 김수 선생님 말 그대로다. 교직 생활 올해 16년째, "이렇게 작은 학교는 처음 와봤다"는 그의 소감은 이랬다.
"언제부턴가 스승의 날이 애매하게 됐잖아요. 감사 표시도 형식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또 그래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편하지 않은 그런 날…, 그런데 얼마나 좋아요. 정말 편안하고, 정도 많이 느껴지고…, 스승의 날에 학부모 집에 가서 밥 먹는다? 있을 수 없는 얘기잖아요. 평소에도 정말 대접 잘 해주시는데, 부모님들께 정말 고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