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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씨티즌정밀지회는 일본 자본이 일방적으로 회사를 매각하자 지난 4월부터 철야농성 등 투쟁을 벌이고 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소속 한국씨티즌정밀지회와 한국산연지회 간부들이 14일 일본 원정투쟁에 나섰다. 김진호 노조 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정형옥 한국씨티즌정밀지회장, 김은형 한국산연지회장, 대의원 등 7명은 이날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에 갔다.

창원시 외동 853-9번지에 소재한 한국씨티즌정밀은 1988년 일본자본인 씨티즌정밀(주)(씨티즌홀딩스의 자회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시계를 생산해 전량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의 자본금은 44억원(88만주)이다.

씨티즌홀딩스는 지난 4월 24일 한국씨티즌정밀 주식 100%를 부산 소재 한 신발제조업체에 일괄 매각했다.

노조 지회가 회사 매각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매각이 이루어진 나흘 뒤인 4월 28일이었다. 사측에서 긴급 노사협의를 요청하면서 매각 사실을 통보했던 것. 이날 오후 인수 업체 대표는 회사로 찾아와 노조 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인수업체는 한국씨티즌정밀을 ‘제이티정밀’로 바꾸었다.

노조 지회는 한국씨티즌정밀이 맺은 산별중앙협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씨티즌정밀 사측은 (사)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에 소속되어 2007년 금속노조 산별중앙협약을 맺었다.

당시 맺은 산별중앙협약에는 “분할․합병․매각 및 분사시 70일 전에 조합에 통보하고, 조합원의 고용안정․노동조건과 관련된 사항은 조합과 합의하여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노조 지회는 “사측은 매각이 이루어지고 나흘이나 지나 그것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매각 70일 전 통보하고 사전에 합의하도록 한다”는 합의사항을 어긴 것이라 주장.

노조 지회는 씨티즌홀딩스가 한국씨티즌을 위장매각했다고 보고 있다. 노조 지회는 “고려티티알은 신발제조업체인데다 설립 4년밖에 안된 중소기업”이라며 “자본의 능력과 업종, 경영 등에 비추어 보면 인수한 것에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노조 지회는 ‘양도자와 양수자간 본계약서 공개’, ‘노동조합과의 합의사항 위반과 절차위반을 인정하고 특별단체교섭에 임할 것’, ‘정신적․물리적 피해보상과 노동조합의 소요경비 일체 보상’, ‘단협 위반으로 발생한 노사분쟁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지회는 지난 4월 29일 단체협약을 어긴 것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91명 조합원 가운데 84명이 투표에 참여해 100%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해 놓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날부터 8개조로 나누어 일과시간 이후에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산연, 자본금 61억에서 7억으로 감자 그 이유는?

한국산연지회 간부들도 이날 일본 원정투쟁에 나섰다. 마산에 있는 한국산연은 1973년 일본자본인 산켄(주)이 설립한 회사다. 한국산연은 지난해 말 자본금 61억 원(조합원 330명)이었는데 지난 4월 1일 자본금을 7억 원으로 감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산연지회는 “일본 자본이 감자를 하는 이유를 확인해 보았더니 경영진들이 발표한 내용과 달리 일본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청산’을 위한 절차라고 한다”라면서 “최근 들어 일부 부서가 폐쇄되면서 부서 전환배치가 있었고 심각한 고용불안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형 지회장 등은 15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국산켄(주)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진호 수석부지부장을 비롯한 원정투쟁단은 일본 관련 단체와 간담회를 갖는 등 활동을 벌인 뒤 16일 오후에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