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진까지'... 시름 깊어지는 중국 지도부

급히 현장 찾은 원자바오 표정에 수심 가득

등록 2008.05.13 09:58수정 2008.05.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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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2008 베이징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티베트 사태를 비롯해 각종 악재를 겪고 있는 중국에 설상가상으로 최악의 지진 참사마저 덮치면서 중국 지도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티베트 사태가 사실상 수그러들면서 한 시름을 덜었던 중국으로서는 12일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인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 내에서 이러다간 국운을 건 베이징올림픽의 꽃을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 의식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신속히 긴급 지시를 내리고 "최대한 빨리 사태를 복구해 재해지역 인민의 생명과 인전을 보장하는데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도 지도부가 얼마나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지를 방증하고 있다.

 

   서민 총리로 명망높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6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재난 현장에 급파돼 현장 구호 및 응급 복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원 총리는 그러나 비행기에서 당정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하면서 얼굴에 가득한 근심을 숨길 수는 없었다.

 

   지도를 탁자에 펼쳐두고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사진에 포착된 그의 표정은 "대책 마련에 만전을 지시했다"는 보도와는 달리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하늘의 무심함을 탓하며 가슴답답해 하는 평범한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원 총리는 이번 지진 피해를 '대재난'으로 규정하고 "재난에 대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침착함과 자신감, 용기,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희생정신을 발휘해 대재난을 극복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 피해로 스촨성에서만 5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여명이 부상하는 등 피해가 워낙 큰데다 건물, 교통, 통신, 전력 등 각종 인프라마저 파괴되면서 복구에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들 전망이어서 지도부의 주름살은 늘어만 가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3월 티베트 독립 시위가 벌어지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일면서 성화봉송 과정에서 방해시위가 벌어지는 등 악재에 시달려왔다.

 

   이런 가운데 500여명 가까운 사상자를 낸 산둥(山東)성 열차 충돌사고와 3만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한 수족구병의 확산 등 국내의 대형사건도 끊이지 않아 '안전올림픽'에 빨간 불이 켜진 바 있다.

 

   이에 앞서 올해 들어서만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직전 50년만의 최악의 폭설로 교통·전력·물류 대란으로 극심한 피해를 겪었고 일본에서 발생한 중국산 농약만두 파동,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불안 등 각종 악재가 속출 지도부를 긴장시켰다.

 

   jsa@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8.05.13 09:58ⓒ 2008 OhmyNews
#중국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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