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산 마애석불 앞에서 인근 사찰에서 개최한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이 절을 하고 있습니다.
추광규
지난 십수 년 동안의 기억을 헤짚어 봐도 그동안 조금 높다는 산 정상에는 올라가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치악산,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두륜산……. 그동안 어쩌다 가 산에 가게 되면 일행들은 정상으로 올려 보내고 저는 산 밑에서 그저 도토리묵에 막걸리 걸치는 게 전부였답니다.
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올 길을 그렇게 힘들여 올라가야만 하는 건지 제 성격에는 도통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에 올라가는 것은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물에서 노는 것은 이와는 정반대로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 '물고기' 얘기만 나오면 넋을 놓기 마련이지요. 더구나 누군가 낚시 얘기만 나오게 되면 만사 제쳐놓고 낚시가방 둘러메고 따라가곤 했답니다.
오늘은 그동안 수십 차례 산에 가자고 성화하는 아내를 달래느라 '소래산'으로 향했답니다. 산이라고 해봐야 300m가 채 안되는 산이니 그나마 다행인 셈입니다.
소래산은 인천, 부천, 시흥에서 각각 산에 오를 수 있고 산 높이는 정확히 299m 30cm라고 합니다. 그래도 시흥시 쪽에서 올라가노라면 등산로 길이가 1300m 남짓입니다. 산길이니 약 40~50분가량 올라가는 산행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인 두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소래산을 올랐답니다. 부처님오신날이라고 소래산 정상 부근 장군바위에 선각되어 있는 보물 제1324호인 마애석불 앞에서는 법회가 한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