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성산에서 바라본 우도의 전경, 변방의 섬이지만 제주도의 상징으로 모자람이 없는 섬이다.
김민수
5월, 신록의 숲에 가면 은방울꽃의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고, 이제 막 피어나는 아카시꽃이 은방울꽃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바람 많은 제주는 이맘 때면 감귤원마다 가득 피어난 귤꽃이 검은 화산석 돌담길을 따라 돌고 돌아 아무개의 집마당 가릴 것 없이 귤꽃 향기로 가득 채운다. 그 향기는 그리운 제주의 향기다.
바다에 서면 철썩거리는 파도소리와 에메랄드빛 바다, 귤꽃의 향기가 어우러져 오감을 자극하고 세속에 찌든 마음까지도 귤꽃 향기로 가득 채워준다. 바람의 섬 제주에서 온갖 시름은 바람에 날려 버리고, 향기로운 삶의 그림자를 가득 채우며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바로 귤꽃 향기 가득한 5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