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번진 촛불시위<한라일보>7일자 1면.
한라일보
이 같은 온라인 논쟁에 이어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탄핵 시위 역시 전국적인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 청계천 소라광장 앞에서 시작된 대통령 탄핵 촛불 문화제는 인천, 부산, 대구, 춘천, 대전, 광주, 여수, 순천, 전주,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한민국 보수신문들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오던 의제설정권의 헤게모니를 인터넷에 완전히 넘겨주고 만 꼴이 됐다. 그것도 그들의 의제설정 객체로 생각해왔던 수용자들에 의해 침탈당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의제설정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훈계하는 시대는 갔음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08년 5월은 대한민국 전통 미디어가 의제설정 기능을 시민들에게 내준 일대 사건이자 미디어 혁명으로 기록될 만하다.
전통 미디어의 오만과 게으름, 편견에 경종을 울려준 인터넷 언론의 의제설정과 의제파급 혁명은 무명의 10대 누리꾼에 의해서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더 이상 수용자를 전통적 미디어의 의제설정에 종속되는 객체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 주었다.
그럼에도 신문들은 날마다 3~4개 면을 할애해 관련 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지만 보도 내용이 제각각 달라 국민들의 혼란은 커져만 가고 있다. 과거의 아비투스(습속)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의 졸속협상으로 국민들의 먹을거리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만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일부 보수신문들의 보도는 저널리즘의 첫째 의무인 진실추구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이런 와중에도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의 보도태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선><중앙><동아>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인터넷 괴담'으로 치부하며 광우병 파동을 축소하기에 급급한 반면 <경향><한겨레> 등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 문제와 그에 따른 성난 민심의 목소리를 싣고 있다.
왜곡 좋아하는 보수신문과 이명박 정부는 '짝짜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