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탤런트 정찬씨가 연단에 올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협상을 비판하고 있다.
남소연
"우린 내일 비가 와도 다시 모입니다. 저들이 청문회를 어떻게 하는지 지켜봅시다."
6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밤 9시 40분께 마무리 됐다. 6000여 참석자들은 윤도현의 <아리랑>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며 집회를 정리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서로 어깨에 손을 올리고 기차놀이를 하기도 했다.
이날 문화제는 전국의 1500여 시민사회단체와 '미친소닷넷' 등 인터넷 커뮤니티가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행사다. 백성균 미친소닷넷 운영자는 "국민대책위가 구성됐으니 앞으로 촛불문화제는 더욱 힘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문화제보다 학생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축이 돼서 개최됐다. 학교 수업과 자율학습 등으로 중고교생들의 참석은 저조했다. 하지만 직장인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학생들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학생들이 입시 지옥에서 고생하는데 앞으로 쇠고기도 마음대로 먹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이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촛불을 흔들며 "강기갑! 강기갑!"을 연호했다.
또 탤런트 정찬씨도 지난 3일에 이어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정씨는 "학생들이 0교시 수업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 몸이 아파 사망하면 대운하에 뿌려지는 것이냐"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대학생, 10대 동생들의 활약에 박수이날 행사에는 20대 대학생들의 모습도 지난 주말 촛불 집회에 비해 자주 눈에 띄었다.
학교 친구 7명과 함께 온 연세대 재학 중인 신으뜸(23)씨는 "학교 내에서 찬-반 분위기가 뜨겁진 않아도 가십거리로 쇠고기 문제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며 "주위 친구들한테 더욱 많이 알려서 서로가 함께 걱정하고 다 같이 해결해가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명의 학교 친구들과 이날 촛불 집회에 동참한 광운대 정용주(22)씨는 "10대에 비해 20대의 활약이 좀 지지부진한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동네 친구들 다 끌고 나오고 싶은데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하지만 집회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10대 동생들이 활약하는 것을 봐서라도 온 국민이 뜻을 모아 정부의 역주행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사장 입구에서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됐다. 진보신당과 한미FTA범국본 양 측으로 나눠져 이루어진 서명운동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나타내며 서명에 동참했다.
진보신당 조직2팀 신석호씨는 "국민들의 참여가 다른 어느 서명 운동보다 뜨겁다"며 "향후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방침이 누구의 지시인지 국민의 힘으로 기필코 따져 물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