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 정상 바로 아래의 한우산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임도
김정수
이어지는 등산로 양 옆으로 철쭉이 나그네의 길손이 되어 반긴다. 정상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안내표지판만 세워져 있었는데, 필자가 다녀온 며칠 뒤인 지난 5일에 정상석 제막식이 열렸다. 그래도 정상이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해발이 몇 미터라도 더 높은 탓인지 꽃이 상대적으로 덜핀 상태다.
정상에서 제 2활공장 쪽으로 내려서자 산이 꽃불에 활활 타고 있다. 한우산 철쭉의 대규모 군락지를 이루는 제 2활공장 주변이 이 일대에서 가장 아름답다. 아래쪽 임도에서부터 활공장 주변 능선을 온통 붉은 물결로 뒤덮고 있는 가운데, 바로 위 하늘에서는 패러글라이더가 멋진 비행쇼를 선보이고 있어 아름다움이 한결 빛을 발한다.
선홍빛 꽃물결 뒤로 임도가 뱀이 또아리를 틀듯 꼬불꼬불 이어지며 올라오는 폼이 자연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드넓은 철쭉군락지에서 한동안 꽃에 취했다가, 패러글라이더가 하늘을 나는 풍경에 신선이 되어 함께 허공을 떠도는 상상을 하며 보냈다.
철쭉 감상은 다가오는 석가탄신일 연휴인 12일까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해가 서쪽 하늘에 걸릴려는 무렵 서둘러 내려왔다. 해가 지고난 후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임도에서 운전해 내려오기는 상당히 위험하고 부담스럽기에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