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난숙살짝 웃는 웃음 속에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이 보이는 듯 한 대담 중의 지은이 강난숙
김영조
- 어떤 계기로 우리 문화를 사랑하게 되었나?
“나는 예전엔 우리 문화를 우습게 보았다. 그러다 전통무예 ”기천“을 공부하면서 우리 문화에 새롭게 눈을 떴다. 무예란 원래 기술이 아니라 몸으로 닦는 학문인데 몸을 통해서 우주의 이치를 깨닫는 그런 것이었다. 그걸 깨닫고 나서는 그냥 우리 것이니까 좋은 것이 아니라 그곳에 아름다움과 슬기로움이 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뒤 나는 우리 문화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 우리 문화를 볼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우리 주변에 정보가 참 많다. 하지만,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관점의 문제가 중요하다. 나무를 키워도 보통 사람의 관점 곧 나무를 어떻게 쓰고 어떤 이익을 낼 것인가 하는 차원으로만 보는데 그것이 아닌 자연과 어울려 살면 사람에게도 이로움이 있다는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예를 들면 뒷간은 지금 많은 사람이 가난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지저분하고 볼품없는 것으로 보지만 그 속엔 생태 순환을 이루려는 삶의 지혜가 들어 있음을 깨달아야 할 일이다.”
- 우리 문화에는 어떤 철학이 들어 있을까?“우리 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모든 이가 하나 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함을 느끼게 된다. 서양은 처음 글자 공부할 때 ‘I am"으로부터 시작하여 내가 중심이 되지만 우리는 ’하늘 天 따 地 ‘라 하여 하늘과 땅 곧 우주와 자연부터 공부한다. 그리고 ’내집‘이 아니라 ’우리집‘이다. 개인 중심이 아닌 이웃과 자연과 함께하는 ’더불어 삶’이 우리 문화의 철학이 아닐까?”
- 우리의 훌륭한 문화가 일부를 빼고는 잊히고 정체했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조선시대엔 예를 들어 소금도 좋을 것만 먹으려고 좋은 소금 만드는 데를 지원했으며 장인도 길러냈기에 우리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식민지가 되고 또 서구문화가 들어오면서 우리 문화를 우습게 보는 풍조가 생겼고, 목숨을 걸고라도 우리 문화를 살리겠다는 사람은 물론 있었지만 그를 키우지 않았다. 이제라도 나라 정책과 사회적 여건을 우리 문화를 살리는데 두어야 우리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 새로 나올 책이나 쓰는 글이 있는가?“현재 편집하고 있는 것은 우리 문화 시리즈로 ”절“ 이야기인데 곧 나올 예정이다. 인도나 중국의 절이 아닌 우리의 절을 말한다. 또 지금 쓰는 것은 제주문화기행이다. 내가 제주도 출신이기에 제주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제주대해서 알려면 ”설문대할망“ 전설을 들어야 한다. 역시 우리 것을 알아가는 여정이며,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강난숙은 그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아니 우리 문화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전통무예 기천 범사면서도 강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마음 씀씀이가 엿보이는 것은 기천의 무예가 그런 것이며, 우리 문화가 더불어 사는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대담 뒤 나는 내 가슴 속에 평화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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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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