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된 자동차, 갖다 버릴까요?

오래 된 자동차 보험료 인상 소식을 듣고

등록 2008.05.02 15:32수정 2008.05.02 18:0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일 TV 저녁 뉴스를 보고 있던 남편이 "오래된 차의 보험료가 많이 오른다는데 당신 차 이번 기회에 없애면 어떨까?" 한다.


"없애면 새 차 사줄 거야? 그렇지 않아도 차를 어찌할까 하고 있었는데."
"그럼 내 차 가지고 다녀.'

사실 나도 올해로 16년 된 내 차를 어떻게 할까? 작년부터 고민했다. 그런데 막상 남편이 그런 말을 하니 왠지 약이 오르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16년 동안 정이 든 차를 없애란 말을 그렇게 쉽게 하는 남편이 미웠는지도 모른다. 하여 나도 속없는 말을 하고 말았다.

다음날 신문을 보니 또 자동차 보험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A보험회사는 2006년 1월 이후 출고된 차의 보험료는 낮추었지만 그 이후에 나온 차는 모두 높였다. B보험회사는 다음 달 1일 부터 오래된 차량에 대한 자차보험료를 올리고 신차는 그만큼 깎아줄 계획이다. 그 외에 다른 보험회사에서도 이런 저런 명목으로 오래된 중고차 자기차량 손해보험료를 인상했다고 한다. 손해보험관계자는 "오래된 차를 운전하는 경우 새 차를 운행할 때보다 가벼운 사고에 신경을 덜 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래된 차를 운전하면 가벼운 사고에 신경을 덜 쓴다고 했는데 내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오래된 차의 운전자도 작은 사고라도 날까 봐 조심조심 운전을 한다. 오래된 차가 사고를 낼 경우 보험회사의 수혜를 받기도 하지만 본인들이 부담하는 경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다니는 차는 올해로 16년이 된 1993년식 현대엑셀 차량이다. 그 차량은 단종 된 지가 꽤 오래됐다. 아이들이 멀리 학교 다닐 때 등하교를 위해 구입했는데, 그동안 내가 혼자 운전했기 때문에 차가 깨끗하다. 정비소도 곱게 썼다고 말을 한다. 하여 아직은 아무 이상이 없는 차이기도 하다.

16년 동안 책임보험은 물론 자기차량보험도 한 번 거르지 않았다. 그리고 수리할 경우에도 부속이 없어서 애를 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초보 운전 일주일 만에 냈던 사고 한 번과 미세한 접촉사고 한 번, 사고는 그 두 번이 전부이다. 물론 모두 보험처리를 했다. 교통 위반도 한두 번인가 했을 뿐이다. 그 외에도 작년에 자동차 키를 꽂고 문을 잠가 잠금 해제를 한 번 받은 게 고작이다.  


일 년에 2~3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배터리 충전, 비상 급유, 긴급 견인 등의 서비스는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사실 보험을 사용할 일을 만들지 않고 있어 오히려 보험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런데 오래된 차량의 보험료를 높인다고 한다. 오래됐지만 멀쩡한 차를 폐차 시킬 수도 없는 일이고, 없앨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내 차의 보험료는 '최저 보험료'다. 여자 운전자이고, 나이도 많고, 사고도 거의 없으니 말이다. 경미한 사고처리한 적 있긴 하지만 16년 전의 일이다. 하여 오랫동안 무사고 운전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보험료가 없다고 한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멀쩡하지만 나이가 많이 든 저 차를 갖다 버려야 할까? 아님 나이가 많다는 죄값으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할까?
#자동차보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로 사는이야기를 씁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5. 5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