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봉송' 현장에 참여한 중국인 유학생과의 인터뷰. 현재 국내 여론을 감안하여 뒷 모습으로 처리했습니다.
송주민
- 행사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동료 유학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참여했다. 우리 학교에서만 약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동참해 목소리를 보탰다."
- '성화 봉송' 행사가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 "폭력적인 방법을 썼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 반성할 부분이다. 다만 한국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는 너무 폭력적인 모습만 부각해서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다. 또 폭력을 쓰지 않았던 학생들마저 매도돼는 것 같아 속상하다."
"폭력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다만 앞뒤 잘 봐달라"- 한국 정부가 폭력 행위자를 엄단 조치하고, 강제출국조치까지 한다고 했다."정부 차원에서 보면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다만 한국 국민들의 마음이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으로 돌려보낸다는 식의 접근이라면 정말 아쉽다. 그래도 아직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 않나?"
- 인터넷 등에는 중국 학생들의 실명·연락처가 공개되는 등 여론의 뭇매가 심하다. "이해는 간다. 외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에 와서 과격한 행동을 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 언론과 국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앞뒤 상황을 보지 않고 일부 폭력사태만 보고 몰아세우는 것 같아 가슴 아플 따름이다."
- 언론의 보도나 한국 사람들의 여론이 균형적이지 않다는 말인가?"그렇다. 중국 국민들에게 올림픽 개최는 정말 중대하고 기쁜 행사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축하하기 위해 참여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성화 봉송'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우리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언론에서는 "성화를 지키자"란 우리의 표현을 "중국 학생들 폭력 행사"란 말로 밖에 설명하지 않고 있다."
- 중국인 유학생들은 서구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은 것 같던데? "CNN 프로그램 진행자가 중국산 제품은 쓰레기고, 중국인은 깡패라고 말했다. 수십 년 전 중국에 대한 편견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이제 중국은 못 살고 범죄만 저지르는 나라가 아니다. 중국인 중에는 범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도 많다."
- 그렇다면 폭력·과격 시위가 일어난 원인이 잘못된 편견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표출된 건가?"중국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아직도 50~60년 전의 중국 이미지를 말한다. 폭력배·강도, 이런 것 말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중국인에 대한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도 이제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했는데도 말이다.
올림픽 개최는 우리에게는 큰 자부심이고, 중국 경제 도약의 기회였다. 그런데 이것마저 잘못된 편견으로 가로막으려 하는 것을 중국 학생들은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2002년 한국 월드컵 때 만약 이런 일이 있었으면 한국인들도 분노하지 않았겠나? 물론 폭력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도 좀 균형 있게 봐달라."
"2002년 월드컵 때 이런 일 있었으면 한국 사람들도 화났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