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학부모 휴대폰 번호까지 보내라"

간 큰 학교운영위원연합회, 징계 받고도 또 학교에 공문

등록 2008.04.25 15:21수정 2008.04.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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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운위연이 일선 초중고에 보낸 공문. 학부모와 교사의 핸드폰,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적도록 요구하고 있다.
학운위연이 일선 초중고에 보낸 공문. 학부모와 교사의 핸드폰,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적도록 요구하고 있다. 윤근혁
학운위연이 일선 초중고에 보낸 공문. 학부모와 교사의 핸드폰,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적도록 요구하고 있다. ⓒ 윤근혁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학운위연)가 일선 학교로 공문을 보내 학부모·교사·지역인사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 전체의 휴대폰 번호와 주소를 요구해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이 요구한 학교운영위원들의 개인정보는 전국 초중고 1만여 개교에 걸쳐 12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일부 학교 교장은 학교운영위원들의 개인정보를 이 단체에 넘긴 것으로 나타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학교, 개인정보 특정단체에 넘겨줘

 

올 초 서울시교육청에 회원 150여명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이 단체는 지난 3월에도 '인증제' 명목으로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 돈을 받으려 했다가 지난 17일 '기관 경고' 조치된 바 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27일 각 초중고 학교장 등에게 보낸 공문(학운 08-○○○)에서 "본회는 학교운영위원들의 직무연수와 교육감 및 교육장 면담, 후생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학교운영위원의 원활화를 위해 명단을 파악하고 있으니 서식에 따라 명단을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서식에는 학부모위원은 물론 교원위원·지역위원·학교운영위원장의 핸드폰 번호와 주소 등을 적도록 했다.

 

또한 이 단체 송아무개 회장은 공문에 첨부된 서신에서 "초중등교육법 제34조의 운영위원 직무연수 조항을 신설하여 법률을 개정하고 이 연수를 골자로 한 사단법인 설립을 허가받았다"면서 "학교를 이념 투쟁의 장소로 삼는 세력과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직무연수법 개정을 대표발의한 이는 이주호 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당시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 같은 공문을 받은 서울 ㄱ초·서울 ㅊ중·ㅂ중 등 상당수의 학교는 학교운영위원들의 개인정보를 이 단체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명이 생소하고 존재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학운위연에 건넨 학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 2명의 관계자는 지난 24일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 명단이 (팩스와 메일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시인했다.

 

서울시교육청 "휴대폰번호 알려줬다면 처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민간단체에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핸드폰번호 등을 주었을 경우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누설했을 때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고아무개 학운위연 사무총장은 "학교에서 명단이 오면 회원 가입하라고 전화하려고 했다"면서 "주민등록번호도 아니고 연락처와 주소를 받는 것은 잘못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실무자의 착오로 서울 일부 학교에만 공문을 보냈을 뿐 전국 학교에 보낸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일부 시도의 경우 지역교육청에도 공문을 보내 학교운영위원 핸드폰 번호와 주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인터넷 서점'을 열려고 하는 등 학부모와 업자들을 상대로 영리사업을 하려한다는 뒷말이 끊이지 않는 단체가 이번엔 학부모를 포함한 학교운영위원들의 명단을 왜 빼내려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쓴 내용을 깁고 더한 것입니다. 

2008.04.25 15:21ⓒ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쓴 내용을 깁고 더한 것입니다. 
#학교운영위원연합회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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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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