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소사이어티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 중인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에서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역시 북한이며 북핵문제를 해결해야만, 그리고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만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며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였다. 특히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말은 북한 체제를 건드리는 것으로 당연히 북한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또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에서는 “(북한이) 위협한다고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 “북의 발언을 군사적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사적 발언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 “그 때문에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하여 남북관계에 대한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까지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 핵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조속히 폐기하도록 6자회담을 통해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6자회담의 성격과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6자회담은 명백히 북한과 미국 사이의 치열한 외교전이 중심이다. 또한 9.19 공동성명에 따르면 6자회담은 ‘북핵폐기’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정상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나머지 목적은 생략한 채 북한을 압박하는 내용만을 강조하며 북미 간 줄다리기에서 미국 쪽 줄을 잡는다면 이는 6자회담에 참가할 자격을 스스로 내던진 것과 다름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철저히 미국 입장에 서서 오히려 미국보다 한 발 더 나가는 발언까지 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제공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발언하였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 신고와 검증이 불성실하게 되면 지금은 쉽게 넘어가지만 먼 훗날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북한의 신고는 적당히 해서 넘어갈 수는 없다”고 하였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비핵, 개방, 3000’을 포함한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했다고 설명하였다. ‘비핵, 개방, 3000’의 본질은 결국 그동안 미국 내 대북강경파들이 주장해온 ‘선핵폐기’, ‘북한 체제 붕괴’와 일맥상통한다. 이는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행동 대 행동’ 합의에도 맞지 않고, ‘주권’도 인정하지 않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미 ‘비핵, 개방, 3000’을 강도 높게 비난하였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직접 말하기 껄끄러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이야기함으로써 대북강경파들을 대변해준 꼴이 되었다. 사실 이 부분이 6자회담을 통한 북미 대결에서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는 미국이 이명박 정부에게 가장 원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고 싶지만 북한 눈치에 차마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판을 뒤엎고 있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 3단계 합의가 회자되는 지금 부시 대통령이 임기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뜻이 없다고 분명히 밝힘으로써 종전선언을 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것도 결국 한미정상회담의 미국 측 성과(?)라고 하겠다.
이처럼 한미정상회담이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방향에서 진행되었음은 미국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지난 10년간 가장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이라고 극찬하였으며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도 “가장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케빈 닐러 국제정책포럼(FIP) 선임연구원도 “이 대통령의 정치적 용기와 개인사는 미국에서 초당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평가하면서 “부시 대통령은 90점 이상 매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과연 몇 점을 줄 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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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번영을 여는 북한 전문 통신 [NK투데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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