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후보시절 공보특보를 지냈고 '안국포럼' 멤버이기도 한 조해진 당선자(경남 밀양·창녕)는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기준 없이 일률적으로 복당을 허용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남소연
'AF009'
한때 조해진(44·경남 밀양·창녕) 당선자의 명함에 새겨졌던 문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산실로 불리는 안국포럼 시절이다.
'AF'는 안국포럼의 영문 약자이고, '009'는 모임 멤버에게 붙여진 일련번호다. 말하자면, 조 당선자는 '안국포럼 9번 멤버'란 뜻이다.
안국포럼은 이 대통령이 2006년 7월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이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만든 개인사무실이다.
조 당선자를 비롯해 백성운(고양 일산동)·강승규(서울 마포갑)·권택기(서울 광진갑)·김용태(서울 양천을)·김영우(포천·연천)·김효재(서울 성북을)·정태근(서울 성북갑)·박준선(용인·기흥)·이춘식(비례대표) 당선자가 주요 멤버다.
이제는 어디있는지도 한참 생각해봐야하는 명함의 뒷면, 그것도 "기사를 보고나서 자세히 보니 그런 게 있더라"고 할 정도로 조그맣게 찍혔던 이 문자는 조 당선자의 정체성을 규정 하는 열쇳말이 됐다. 이른바 'MB직계', 다시 말하면 한나라당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신진 세력을 상징하는 단어다.
"'AF009', 'MB직계'... 벗어날 수 없는 호칭" 조 당선자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뒤, 이듬해 서울시장이던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고 시 정무보좌관으로 '스카우트'됐다. 대통령은 "대선 때까지 공보 업무를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시에 들어와서 같이 호흡을 맞추자"며 그를 끌어당겼다고 한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고, 그도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지역구에서 당선사례로 바쁜 일정을 보내다가 상경한 그를 21일 만났다. 빨간색 넥타이를 맨 말쑥한 정장 차림이었다. 한차례 전쟁을 치른 그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궁금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호처럼 달라붙은 'MB직계'란 말을 어떻게 느낄까.
-이른바 'MB직계'란 꼬리표가 조 당선자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말처럼 돼버렸다. 부담스럽지는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