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리해변문화재가 있는 성터가 있고 해변은 모레, 갯벌, 자갈로 이루어진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박상건
선착장이 있는 어류포에서 마을로 들어서자 밭이 참 많은 편이었는데 밭에서는 특산품인 무와 대파를 캐고 있었다. 밭일 없는 날에는 바다에 나가 멸치와 낙지, 매생이 등 해산물을 잡고, 전복과 김 등 해조류 양식도 한다. 문화재로 등록된 동구리에는 성터가 있고 동구리 방지구리해변은 갯돌과 모래, 갯벌이 함께 산수화 같은 신비의 바닷가 풍경을 보여준다.
엔진고장으로 표류하다가 다시 섬 여행에 푹 빠지고다시 어선을 빌려 타고 조도 군도 70여개의 섬들 사이를 비집고 다녔다. 조도 군도는 총 15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유인도가 35개, 무인도가 119개이다. 이따금 포구에 당도해 어민들이 갓 잡아 온 싱싱한 감성돔과 숭어 그리고 소라와 해삼, 멍게 등으로 갑판에서 식사를 대신했다. 이 일대는 감성돔 배낚시와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1년에 5일 정도만 갈 수 있다는 추자도 위 병풍도 일대 무인도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어선의 엔진이 고장 나서 한동안 조류가 거센 바다 한가운데 어렵게 정박해야 했다. 연안통발어선 남해호 선장 박영규씨(46)는 "섬들이 모처럼 맞은 서울 손님들을 오래도록 잡아두고 싶었던 모양이다"라고 씨익 웃으면서 엔진을 손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청등도 신의도 관매도 죽도 맹골도 서거차도 동거차도 내병도 외병도 병풍도를 거쳐 기암괴석으로 점점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무인도를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