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의 남쪽에서 본 꽃길지난 일요일 길에 심은 잔디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왼쪽 멀칭한 밭에 야콘을 심을 작정이다.
홍광석
꽃길이 만들어지니 지난해 여름, 땀 흘려 놓았던 징검다리는 소용없이 되어 아깝지만 결국 걷어내고 말았다. 걷어낸 돌은 허전한 곳에 낮은 돌담을 쌓을 작정으로 모아두었다.
경험은 중요한 지식이다. 요즘 나는 많은 새로운 경험을 쌓는 중이다. 그간의 지식도 버릴 수 없지만 지금의 경험은 앞으로 생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실수 없이, 시행착오 없이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세상살이가 다 그러하던가! 당분간은 배우는 자세로 살아야할 것 같다.
봄의 시작과 함께 주말이면 아내와 나는 꽃길을 만들고, 나무를 심고 앞으로 야콘, 옥수수, 고구마 심을 곳에 멀칭 비닐 덮는 일을 했다. 뜨락에는 아직 집이 없기에 광주에서 오가며 하는 일이라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 대강 뜨락의 밑그림을 그렸다고 봐진다. 동편으로 자두나무, 남으로 뽕나무, 서편으로 사과나무와 감나무를 주제로 숲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 사이에 난 꽃길을 따라 뜨락을 천천히 걸으면서 꽃을 감상하고 열매를 거둘 날은 상상하며 피로를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