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나물 캐러 뒤 산에 올랐습니다.
조도춘
산 위쪽으로 조금 오르자 취나물을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취나물을 손으로 가리켜 주었지만 평범한 풀처럼 보여 얼른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밥상에서 나물로 무쳐진 것만 보아서 그런지 취나물을 보면서도 다른 식물과 함께 섞여 있는 취나물을 '이게 취나물이구나' 쉽게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처음 만난 취나물을 보고 주변을 가만히 살펴보니 정말 여기저기 취나물이 눈에 많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가을에 떨어져 쌓인 낙엽을 조금 걷어 내고 칼로 밑동을 자르자 취나물이 몸통 채 빠져나옵니다. 취나물의 쌉쌀하고 풋풋한 독특한 봄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강한 향이 코끝에 와 닿습니다.
'취나물' '만병통치'라네
"취나물이 어디에 좋은가요.""만병통치라네.""암디라도(몸의 아무데나) 약이 된대.""신경통에 그리 조태. 위장에 좋고."아버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껴 던 취나물의 효능을 이야기 하여 줍니다. 가만 듣고 보니 깊은 산속에 산삼만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취나물' 역시 산삼 못지않은 보약이라 생각이 듭니다.
70여년을 넘게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봄이면 고사리, 취나물 등 봄나물을 캐서 봄 밥상의 푸짐한 찬거리로 즐겨 먹었던 취나물의 효능에 대해서는 삶 속에서 느낀지라 쉽게 '만병통치'라고 일축합니다.
'취나물'은 국화과에 속하는 풀인 '취' 중에서 식용 가능한 종류로 양념에 무치거나 볶아 먹는 풀로 그 종류만 해도 100여종 그 중 60여종이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으며 24종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취나물'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1·B2, 니아신 등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맛과 향기가 뛰어나며 감기, 두통, 진통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이용된다고 하니 아버지가 말씀하신 '만병통치약'란 말이 크게 과장된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취나물' 맛이게 먹는 방법
"삶아 먹어도 되고 삶아 너물 해먹어도 되고 그냥 생걸로(생으로) 싸먹어.""생걸로 초장에 싸먹으면 그리 조타네.""매(너무) 삶으면 안 좋아요.""덜 삶는다. 시피 삶아 같고 찬물에다 서너 시간 담가 놓았다가 옛날식으로 된장에 무쳐 그러면 무치다가 참기름을 넣고 마늘 양념 다 주 넣어 그래 무쳐 먹는 게 제일 맛있어."아버지의 '취나물' 요리법 설명은 군침이 돌게 합니다. 상추나 배추 등 넓은 잎을 가진 채소로 쌈을 싸 먹는 줄 알았는데 작은 잎을 가진 '취나물'도 쌈으로 좋다고 합니다. 특이한 쌉쌀하고 풋풋한 향이나 쌈으로 더욱 좋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