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촌정수장 직원이 황급히 공촌천으로 뛰어내려갔다.
이장연
그런데 어떤 이가 황급히 공촌천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는게 눈에 띄였다. 그는 물이 흘러나오는 도로 아래 터널쪽으로 뛰다시피 다가가더니,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내게 자신을 공촌정수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소개하고, "혹시 탁한 물이 흘러나온다고 전화하신 분이냐?"고 물어왔다. "전화한 일도 없고 방금 도착해서 둘러보고 있다"고 알리고, 왜 그러냐고 되물으니 답이 없다. 이어 직원 2명이 더 도착했다. 그들은 수질을 살펴보더니 나보고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평소와 다름없네! 돌아갑시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먼가 구린내가 풍겼지만, 공촌천을 흐르던 물 색깔은 그들 말대로 그리 탁하지 않았다. 대신 부유물질들이 하천바닥을 누렇게 덮고 있었다. 공촌정수장이 생기기 전엔 수량이 적은 겨울철에도 공촌천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제방공사다 자연형하천공사다 뭐다 해서 아주 아작을 내놓고 있다. 하천과 자연의 치유, 자정능력을 '복원'이란 이름으로 파괴하고 있었다. 하천복원도 수년이 걸리고, 이 모양인데 '한반도대운하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하니 기가차고 말이다.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곳곳에 방치돼 있었던 잡다한 쓰레기들이다. 폐냉장고까지 버려져 있었다. 하천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이를 방치하고 관리, 처리하지 않는 이들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