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과 박근혜

계파 정치에서 벗어나 통합의 지도력 발휘해야

등록 2008.04.18 11:32수정 2008.04.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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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사상 최저투표율(46.1%)과 대표성 논란(유권자 득표율 25% 미만 43명, 15% 미만 12명), 정당정치·정책정치·참여정치 실종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온 4·9총선은 한마디로 대운하반대 바람과 친박 바람으로 치러졌다. 바람선거에는 돈과 조직선거가 가능하다. 바람은 민주주의의 뿌리 자체를 흔들고 자질과 능력이 부족한 당선자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실망스럽게도 박근혜의 “살아서 돌아오라”는 기자회견은 중앙인사의 낙하산 공천과 지역구 여성 공천율 저조로 고사 직전에 이른 지방자치나 양성평등민주정치를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 오직 자신의 계파 공천에 대한 정치적 입장 표명으로 이들의 정치적 입지를 재구축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급조정당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의 “간신배들을 몰아내고 박근혜를 지키겠습니다” 라는 슬로건은 선거 사상 유례없는 정치 코미디를 연출하였다. 

 

  박근혜 팬클럽 박사모는 공천의 주역이라고 의심되는 이재오, 이방오 저격수를 자임하여 노골적으로 낙천운동을 전개하였다. 통상적으로 팬클럽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지, 지지자의 지역구와 관련없는 지역의 특정후보를 겨냥하여 낙선운동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박사모가 주도한 특정인 낙선운동은 한국 민주정치를 퇴행시켰으며 정치개혁이란 대중의 공감대와 명분속에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선거법 위반 시비가 일은 과거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과 대비된다.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정치, 바람정치의 온상인 3김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는 화두가 있은 적이 있었다. 이번 4·9총선을 계기로 3김정치는 완전 종식되었다. 그러나 3김과 동시대를 산 박정희 정치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그 후예 박근혜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근혜는 정말 깨끗한 이미지와 정책선거로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보탬이 되었는지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대통령 경선 때 언론을 통해 박근혜 검증이 일부 이루어졌을 때 유권자들은 박근혜야말로 3공과 5·6공유산을 모두 물려받은 과거 청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다.

 

권력으로 남의 재산을 빼앗은 아버지의 유산을 돌려달라는 주인의 요구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그것을 향유하고 있고 더 나아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정치권력마저 장악하려 하고 있다.

 

박근혜는 항상 선거에서 새로운 정책이슈를 제기하기보다 이미지나 바람을 일으켜 승리하려고 한다. 한 나머지 갖은 선거책략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박근혜 계파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세력이 있다면 이것은 정치가 아니고 이데올로기 내지 사이비 종교에 가깝다. 정치는 순교라는 제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당정치 발전을 진정으로 바라는 유권자라면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연대가 당면한 국가 과제가 아닌 박근혜 계파를 유지하기 위한 정당으로서 이 시점에 급조되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말은 할 수 있어도 투옥이나 가택연금상태도 아닌 자유인 박근혜를 지킨다는 말은 정당정치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대권을 위해 박근혜는 탈당파 당선자들을 한나라당에 복당시켜 당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것이 진정 박근혜가 꿈꾸는 대권을 위해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인위적 정계 개편을 통한 보수 대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 대연정이 아닌 보수 대개혁 내지 보수혁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한나라당은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 친한나라당 정서로 당선된 탈당파의 복당이나 무소속 영입을 추진하지 않아야 한다.

 

복당하거나 입당하지 않아도 정책 사안별 연대는 여야 구분 없이 언제나 가능하다. 여대야소를 만들기 위한 인위적 정개개편은 국민이 원하지 않을 뿐더러 '야당 파괴공작'이란 정치 공세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박근혜는 자신의 대권 야욕을 위해 탈당파 복당을 통한 계파확장 노력을 그만두고 그야말로 진정한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혼신을 다 바치기 바란다. 국민은 계파간 당권투쟁을 촉발시켜 국정지표마저 흔드는 계파 보스보다는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형 리더십을 갖춘 국가 지도자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박근혜가 한국 민주주의의 희망인가 걸림돌인가는 향후 그와 정치적 행동 지표가 분명하지 않은 팬클럽의 행보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2008.04.18 11:32ⓒ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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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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