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형식 교과부 차관, 4년 전엔 "0교시 금지"

충남교육감 직무대행 때와는 180도 입장 바꿔... 전교조 충남지부 "뭐가 진짜냐"

등록 2008.04.17 14:54수정 2008.04.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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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형식 교과부 1차관은 지난 15일 '0교시 금지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004년 충남도교육감직무대행때는 학생건강을 위해 보충수업 및 0교시 등을 금지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우형식 교과부 1차관은 지난 15일 '0교시 금지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004년 충남도교육감직무대행때는 학생건강을 위해 보충수업 및 0교시 등을 금지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 심규상
우형식 교과부 1차관은 지난 15일 '0교시 금지 등에 대한 규제를 대폭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004년 충남도교육감직무대행때는 학생건강을 위해 보충수업 및 0교시 등을 금지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0교시 및 야간-심야보충수업을 금지하겠다" (2004년 5월 우형식 충남도교육감 직무대행)

 

"0교시 금지-우월반 편성 등 규제를 대폭 폐지하겠다" (2008년 4월 우형식 교과부 차관)

 

교육과학기술부 우형식 차관은 지난 15일 0교시금지, 우월반 편성 등 교육과정·학사운영에 대한 규제를 대폭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교자율화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우 차관은 불과 4년 전인 2004년,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권한대행 당시 전교조충남지부와의 정책현안 합의서를 통해  0교시 금지와 야간 및 심야보충수업을 금지하겠다고 합의서에 서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충남지부는 17일 오전 11시 충남교육청앞에서 '학교자율화 추진계획 규탄'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04년 5월 15일 당시 우형식 충남교육청교육감 권한대행이 전교조충남지부와 단체협약시 가진 정책협안 합의서를 공개했다.

 

모두 9개항으로 돼 있는 이 합의서에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중학교 정규수업 전 수준별 보충학습 금지" "중학교 방과후 자율학습 금지" "고등학교 정규수업 전 수준별 보충학습 및 강제적 자율학습 금지" "고등학교 밤 10시 이후 자율학습 금지" 등 조항이 들어 있다.

 

전교조충남지부 "단체협약 깨면 노동청에 고발할 것"

 

이 합의서에는 "충남교육청은 이같은 지침을 공문서로 각급 학교에 공지하고 단위학교에서는 2004년 6월 1일부터 전면시행하도록"하고 있다.  합의서 하단에는 당시 우 교육감직무대행을 대신해 교육국장이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우 차관이 충남도교육감직무대행 당시 한 약속을 불

과 4년 만에 차관자리에 올라 스스로 뒤집었다"며 "어느 것이 진짜 소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충남도교육청이 이같은 단체협약을 깨고 0교시 금지 및 심야수업을 강행할 경우 단체협약 위반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로 지방노동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일보>가 16일 전국시도교육청 부교육감 등을 상대로 벌인 긴급설문결과 충남도교육청은 우별반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0교시 수업-심야보충수업-방과 후 학교 영리업체운영-사설모의고사실시 등 쟁점에 대해 '검토'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서울신문>의 조사결과에서도 충남도교육청은 "학원이 없는 9개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에 대해서는 0교시 수업 등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충남지역 7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충남교육연대'가 17일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충남지역 7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충남교육연대'가 17일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마이뉴스 심규상
충남지역 7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충남교육연대'가 17일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충남교육청 "0교시 수업 허용하고 우열반 편성 긍정 검토"

 

이에 대해 충남지역 7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복지실현을 위한충남교육연대'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0교시와 우열반, 심야보충 수업부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과부가 우 차관을 통해 밝힌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은 공교육 황폐화 정책이며 입시지옥 대공습이며 교육대재앙의 선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과부 발표대로 추진될 경우 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0교시 혹은 1교시 부활로 학생 인권과 건강권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학습 부교재 선정 지침-사설 모의고사 참여 금지지침-수능 이후 교육과정 운영내실화 방안 등을 폐지하는 것은 학부모 사교육비를 늘리고 학권수강을 출석으로 인정하게 돼 공교육이 파탄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충남도교육감은 교과부의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을 즉각 거부하라"고촉구했다. 이어  "오는 6월 25일 실시될 충남교육감 선거때 이를 후보자 선출을 위한 판단의 근거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6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은 17일 오후 4시 서울시교육청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우열반 편성, 0교시 수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008.04.17 14:54ⓒ 2008 OhmyNews
#0교시 수업 #우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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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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