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방송된 '댄스스포츠' 편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며 호평을 받았다.
MBC
<무한도전>의 어제와 오늘의 가장 큰 차이는 하하다. 하하는 지난 2월 16일 '게릴라 콘서트'편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며 <무한도전>을 떠났다. '리얼 버라이어티'만큼이나 중요한 콘셉트였던 '6인 체제'가 무너진 것이다.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거 봐라. 하하의 고마움을 알겠지?" 김태호 PD의 말이다. 그는 "하하는 제작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정말 고마운 멤버였다"며 "이제 조금씩 빈 자리를 채워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무한도전>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그렇다.
하하의 입대 뒤 3주 연속 방송된 '인도 특집' 편으로 시청률은 20% 초반까지 무너졌고, 3월 29일 '식목일 특사' 편에선 20%에 겨우 걸치더니 지난 5일 19%대까지 하락했다. 인터넷에선 <무한도전>의 위기를 진단하는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김 PD의 말대로 "곧 있으면 부고가 나올 판"이다.
그는 말했다. "그동안 전교 1등을 했으니, 앞으로도 전교 1등을 해야 한다는 소린데, 왜 우리가 예능 1등을 해야 하나? 꼭 30%를 넘어야만 하나?"
그는 정작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청률이나 기사에 신경쓰지 않지만, 위기설이 하나의 사실이 되고 이 때문에 시청자들이 흔들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무한도전>이란 이름이 과소비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었다.
'인도 특집'이나 '식목일 특사' 편의 함의를 몰라주는 데 대한 원망도 있는 듯 했다. 김 PD는 지난 100회를 정리하고픈 마음에 '인도 특집' 편집을 외주에 맡기는 희생까지 감수했고, '식목일 특사' 편에선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 외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다 보면 언젠가 물이 무기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란 경고를 전하고 싶었단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시청률 수치로만 <무한도전>을 판단하기 급급했다.
200-그리고, 내일방송가에선 3~4월을 '죽음의 달'이라고 한단다. 지난해 이맘 때도 그랬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3~4월에 소프트한 아이템을 다루고, 100회 이후로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무한도전>은 지난해 50회 특집에서 100회를 기대했고, 이번 100회 특집에선 200회를 내다봤다. 그러면 200회도 이 멤버, 이 제작진 그대로? 답은 '알 수 없다'이다.
<무한도전>은 어떤 가능성에 대해서도 답을 열어뒀다. 지금의 '리얼 버라이어티' 콘셉트나 5인 체제 혹은 6인 체제, 김태호 PD나 유재석, 박명수 등의 멤버까지도 모두 바뀌지 않으리라고 장담하지 않는다. 김 PD는 "아이템도 구성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바꿔보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도전>의 창조자 김태호 PD.
PD저널
김 PD는 <무한도전>을 처음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단다. <베스트극장>처럼 PD들이 돌아가며 연출하면 좋겠다고. 그는 "나와 <무한도전>의 연결고리가 단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닫힌 생각일 뿐"이라며 "1년씩 다른 PD들이 연출하거나, 후배 PD들이 와서 프로그램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PD의 말대로라면 <무한도전>은 200회에서 구성이나 형식이 바뀔 수도,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수도 있다. "슈퍼주니어처럼 많은 인원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하게 하고도 싶고, 2명씩 3명씩 활동하게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아이템의 변화도 짐작 가능하다. 김 PD는 올해 들어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큰 주제를 더 크고 깊게, 고민할 건 같이 고민하고, 함께 방법을 모색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그의 관심 분야는 지구 온난화와 대체에너지 등이다. 앞서 방송된 '대체에너지 특집'이나 '식목일 특사'편이 그에 대한 예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같이 묵직한 주제들을 공익적으로 풀 생각은 없다. 어떤 주제든 <무한도전>은 '도전'으로 푼다.
시청자 참여 유도 또한 <무한도전>이 고민하고 있는 숙제. 김 PD는 "<무한도전>은 이제 우리 꺼라고 우기기엔 시청자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에게도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을 조금 나눠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겠지만 <무한도전>이 장수하는 길로 가기 위해선 올해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꾸준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무한도전>의 오늘과 내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무한도전>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 |
<무한도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임에 분명하다. 누가 게스트로 출연했는지, 지난 주 시청률이 얼마인지, PD의 패션은 어떤지 등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대한 모든 것을 궁금해 한다. 그 중에서도 사소하지만 너무나 궁금한 질문들을 던졌고, 김태호 PD가 답했다.
- 제7의 멤버는 개그맨 김현철? "논의된 바 없다. 지금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해보고 있다. 막내인 홍철이가 형이 되면 어떨까, 내가 형돈이와 준하 형의 중간 나이니까 내 나이쯤 된 멤버가 들어오면 어떨까, 하고 또 다른 그림을 그려보는 재미가 있다. 당분간은 하하의 빈 자리를 남겨둘 생각이다."
- 인기가 많아졌으니 출연료도 올랐나? "처음에 비해 크게 변하진 않았다. 사실 우리 프로그램이 출연료를 좀 적게 주는 편이다. 하루 몇 시간 촬영하는 게 아니라, 1주일에 며칠씩 촬영하기도 하니까. 또 제작비도 큰 변화는 없다."
- 멤버들이 CF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 "처음엔 좀 막았다. 사람들은 연예인이 CF에 출연하면 절정이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연예인이 돈 버는 걸 내가 막을 순 없지 않나. '찍지 마' 할 수도 없고.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눈여겨보는 편이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소진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그게 한계다."
- <무한도전> 티셔츠와 모자를 구입할 수 있나? "조만간 MBC 기념품 판매 숍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MBC 기획조정실과 얘기를 마쳤다. <무한도전>의 로고는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직접 제작했고, 이를 새겨넣은 모자와 티셔츠 등 그동안 제작한 아이템만 10개가 넘는다. 언제까지 방송사가 광고를 팔아먹고 살 순 없지 않겠나. 비즈니스 마인드를 방송에 연결해 캐릭터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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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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