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3동 주택가.
권우성
"작년 말보다 40%는 올랐다, 두 배 오른 곳도 있다."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값에 대한 얘기다. 이날 낮 12시 서울 상계동 B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업자는 "작년 말 1억3000만~4000만원 하던 전용면적 59.5m²(18평) 아파트가 현재는 2억2000만원 한다, 2억6000만원도 부른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용면적 92.6m²(28평)의 경우, 작년 말 2억6000만원 하던 게 현재는 3억2000만~3000만원 정도다.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저평가 돼 있던 게 오른 것"이라며 집값 상승을 내심 반겼다. 이 지역에 산다는 T공인중개사 김아무개 대표는 "학군도 좋고, 전철 다 들어오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도 개통돼 교통도 좋다, 여기가 강남보다 못한 게 뭐냐"고 반문했다.
지난 11일 정부는 이 지역의 집값을 잡겠다며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효과가 없을 것"이란 게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실거래 신고는 이미 해왔고, 집값이 6억 이상이면 자금 조달 계획을 내야 하지만, 여긴 6억 넘는 아파트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근본 대책은 공급을 늘리는 건데, 이명박 정부는 잘못 짚었다"며 "대책 없이 뉴타운만 만들면 집값만 폭등한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은 욕 바가지로 먹고 죽 쑤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동의 모 부동산 대표 역시 "이사철 때 다 올랐다, 뒷북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뒤늦게'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대책을 내놓는 사이, 집값 폭동은 서민들의 삶을 옥좼다. 부동산 업자들은 한결같이 "신혼부부, 서민 등 실수요자들이 너무 오른 집값 때문에 집 못 사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계중앙시장에서 만난 윤아무개(70)씨는 "물가도 올랐는데, 집값까지 폭등해 너무 힘들다"고 전했다.
부동산업자들도 죽는 소리를 한다. D 부동산 중개업소의 김아무개 대표는 "대선과 총선 때 재개발·재건축·뉴타운 한다고 하니, 강남 여자들이 집값 상승 부추기고, 집 있는 사람들은 2배 줘도 안 내놓고, 거래가 전혀 안 된다, 우리도 죽을 판"이라고 말했다.
"뉴타운 때문에 찍었는데, 이제 와서 안 한다고? 꼴도 보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