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기술 발전의 원동력은 독서의 힘!"일본 문부과학성의 이케노보오 야스코 부대신이 일본 우주인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들 앞에서 활자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케노보오 야스코 부대신은 "일본의 경제, 과학기술이 발전한 원동력은 영어교육이 아니라 독서의 힘에 있다"고 밝혔다.
신향식
다음은 이케노보오 야스코 부대신과 나눈 일문일답 인터뷰.
-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개인적으로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낀다. 한국은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아닌가. 일본 문화는 대부분 한국에서 전해온 것이다. 한국에서 건너온 문화가 일본 전통문화로 정착한 게 많다. 지난해에 두 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국립대학교들의 법인화'란 주제로 강연도 하고 왔다."
- 한국 사람들은 어떤가."한국 사람들은 서양 사람과 비슷한 면이 있다. 자아의식이 강한 모습이 재미있다."
-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다음 주에 일본을 방문하는데 앞으로 한-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나."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으로 힙을 합치면 좋겠다. 두 나라는 과거에 불행한 일이 있었지만 아주 긴 역사에서 본다면 사이좋게 지냈던 시기가 더 많았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이 사이좋게 지내면서, 각자의 문화를 결합하면 더욱 발전한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 무척 재능이 풍부하고 활약상도 대단한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책을 가까이 하면 다른 사람 배려하는 마음 생겨"- 활자문화진흥법은 훌륭한 법이다. 왜 이 법을 만들었나."일본 국민들이 문자문화를 소홀히 하는 현상과 학생들의 독해력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해 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했다. 지금 일본 젊은이들은 독서를 많이 하지 않고 있고 이런 일이 계속 번지고 있다. 1년 간 초등학생들이 수업 받는 시간과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게임하는 시간이 거의 똑같은 실정이다. 어린이들이 독서를 별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모르는 단어도 인터넷에서 손쉽게 변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을 찾는 일도 드물다. 내 생각엔 사전을 찾는 게 무척 중요하다."
- 독서를 하면 어떤 효과가 있다고 보는가."책을 가까이 하면 정의감을 기를 수 있다. 또 예측 능력도 커진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긴다. 상상력도 생길 뿐더러 인생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배울 수도 있다. 텔레비전 시청이나 게임하기로는 이런 효과를 낼 수가 없다. 게임에서는 사람이 죽고 되살아나기도 하는데 인생은 한 번뿐 아닌가. 어린 시절에 독서 습관을 기르면 입시 때문에 일시적으로 독서를 하지 못해도 어른이 된 뒤에 책을 읽는다. 이 같은 배경에서 활자문화진흥법을 만든 것이다."
- 활자문화진흥법에서 장려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던데."우선, 아침독서운동이 있다. 아침에 등교하여 10분 간 아무 책이나 읽어도 된다고 보급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방법이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 전국에서 26,000개 학교가 아침독서를 실시하고 있다. 집단 따돌림이나 학급붕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한 학교도 많다. 등교거부학생이 전국에 13만 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학교에 오자마자 보건실에서만 있으려고 하는 보건실 부동 학생들도 있다. 이들이 아침독서를 하기도 한다."
- 그 다음에는 무엇을 권장하나."북 스타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기 검진 때 모자수첩과 함께 그림책을 주는 운동이다. 이것은 전국 63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다. 어머니들에게 어떤 책이 좋은지 추천 도서 목록을 제공하기도 한다."
- 활자문자문화를 발전하게 하기 위해 또 어떤 활동을 하나."책 읽어주기 운동도 벌인다. 엄마 아빠가 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옆집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이 운동을 하면 가정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 의사소통이 훨씬 잘 될 것이다."
- 위에서 소개한 운동이 잘 진행되나."처음에는 이런 운동이 무시당했다. 하지만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풀뿌리 운동으로 연결했다. 마침내 2001년 11월에 어린이들의 독서활동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의 독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국민들에게 퍼졌다. 독서교육에 필요한 예산도 편성하고 4월 23일을 어린이 독서의 날로 정할 수 있었다."
- 활자문화진흥법처럼 꼭 법을 만드는 게 유리한가."세상을 좋게 개혁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법과 제도다. 이것이 없으면 국민 생활을 보호할 수가 없다. 또 하나는 그 법과 제도를 활용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실천이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있으면 사회를 개혁할 수가 있다. 그래서 활자문자문화도 발전하게 하려고 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한 것이다."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일은 인간생활의 기초"- 요즘 일본 국민들은 얼마나 '문자문화'에서 벗어나고 있나."어른들조차 활자를 멀리한다. 텔레비전이 더 편하다는 이유로 신문을 안 본다. 인터넷 뉴스만 보지 않는가. 그러나 문자는 인간 생활의 기반이 되는 큰 힘이 된다.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일은 아주 귀중한 인간생활의 기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일본 국민들이 독서와 신문읽기를 소홀히 한다. 그래서 국가와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활자문자문화를 "
- 활자문화진흥법이 잘 시행되고 있나."큰 성과가 있지는 않지만 조용한 성과를 낸다고 본다. 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국어에 관한 여러 가지 통계조사활동도 증가했다."
- 활자문화진흥법을 시행하기에 앞서 2001년도에 문화예술진흥기본법안이 있었다던데."문화에서 기본은 국어다. 올바른 이념을 국어로 교육해야 한다는 법안이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하면 국어를 깊이있게 공부해야 한다는 법안이다. 또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본 문화를 번역하여 외국에 알리는 사업도 포함된다. 이것은 문자활자 문화를 향상시켜 국어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 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하기 위해 처음에 어떤 식으로 활동했나."이 법은 의원입법으로 만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의원들을 만나 의견을 주고 받고 수없이 많은 회의를 하면서 공통목적을 확인했다. 활자문자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의원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언어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지혜를 모은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모든 정파를 초월하여 이 법안에 동의를 받았다. 법안이 통과된 뒤 동료 의원들에게 '아주 좋은 법을 만들었다'고 칭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