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Y(꾸이)라는 녀석은 현지인들이 특별한 날에 즐겨 먹는 조금 비싼 음식이다. 닭고기보다 쫄깃쫄깃하며 “양이 너무 적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박정규
길에서 파는 음식들이 위생상 좋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해보라!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던 소위 '불량식품, 거리음식'이라고 불리던 것들을! 필자도 열심히 먹어왔고, 지금 이렇게 '자전거 세계일주'도 큰 문제없이 잘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먹을 작정이다.
사실 '음식의 맛'과 효과는 마음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령 어떤 음식을 "왠지 안 좋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으로 먹으면 거의 탈이 난다. "어떤 사람은 음식이 있어도 식욕이 없고, 어떤 사람은 식욕이 있어도 음식이 없는데, 저는 두 가지 모두가 있으니,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으로 먹으면 큰 탈이 없다.
한번은 산을 올라가는데,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친구들이 엠파나다(저민 고기, 야채, 과일 등을 넣은 라틴 아메리카 파이: 흔히 굽거나 튀김)를 먹고 있다가 필자의 지친 얼굴을 바라보고는 선뜻 한입 먹다가 남은 엠파나다를 건넸다. 내용물이 자유분방하게 흘러나온 엠파나다를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 냉큼 받아 먹었다.
아이들이 기침을 많이 하던 집을 희망방문 했을 때였다. 그날 저녁은 세월의 빛깔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작은 책상 위에서 식사를 했다. 하얀색 접시에 하얀색 밥과 녹색 과일 반쪽, 나무 색 생선 한 마리, 노란 음료수 한 잔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