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기차를 타러 들어가는 시민들
송주민
역전에서 만난 여행객 김아무개(46)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투표장에 갈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춘천으로 여행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 만은 않았다.
"사실 저는 투표 안하는 사람들을 욕했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항상 투표를 꼭 해왔죠. 이번에도 하려고 했는데…"김씨는 말끝을 흐렸다. 이어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지할 사람이 없었다"며 "이번 선거는 기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초년생이라 밝힌 직장인 박아무개(29)씨도 "아침에 투표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내키지 않았다"며 "개운한 느낌은 아니지만 투표를 했어도 그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이 첫 투표라고 밝힌 이아무개(20)씨는 선거기간 내내 정치권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고 한다. 하지만 결론은 "실망 그 자체"라는 말로 표현했다.
"첫 투표라 관심 있게 봤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후보 이름 정도만 살폈는데 말이죠. 그런데 유심히 보니 왜 사람들이 정치를 욕하는지 알겠더라고요."실망이 컸다는 이씨는 "누가 괜찮은 후보고, 어느 당이 좋은지 판단이 안 선다"며 "모르는 상태로 투표하느니 이번에는 그냥 기권하겠다"고 말했다.
[무관심파] "후보가 누군지도, 투표장이 어딘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