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맨' 가수 임성훈의 죽음을 기리며

모두에게 밝은 기분을 선사한 그의 음악

등록 2008.04.08 19:23수정 2008.04.0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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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터틀맨'을 모른다. 사람들은 가수 '임성훈'은 더더욱 모른다. 하지만 거북이의 노래 <빙고>와 <비행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북이의 리더 임성훈(38)이 지난 2일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동안 지하철에서 벨소리가 울리면 너나없이 휴대폰을 확인할 때가 있었다. 거북이의 노래 <비행기>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노래를 벨소리로 저장했기 때문이다.


거북이는 2002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를 리메이크 한 앨범으로 등장했다. 덕분에 갓 데뷔를 한 어린 신인들과는 다르게 기성들에게도 친근한 이미지로 어필될 수 있었다. 거북이는 그렇게 대중음악을 아끼는 사람들과 가까운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한동안 뜸 했었지> <향기로운 추억> 등 꾸준한 리메이크 앨범으로 활동하던 2005년 터틀맨은 지병인 심근경색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1년 6개월 동안 세 차례나 되는 대수술을 받게 된다. 2006년 발표한 4집에 수록 된 <비행기>가 남다른 것은 병상에 누운 채 만들어 낸 음악이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 위에 훨훨 날아가겠죠. 어릴 적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로 이어지는 노래의 가사는 오랜 시간 수술과 병마로 고통받은 사람이 만들어 낸 음악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밝고 경쾌한 멜로디를 지녔다.

그래서 아직 그의 멜로디는 헬스장에서도, 운전 중에도, 아이들의 어린이 집 재롱잔치에도 흐르고 또 흐르기를 멈추지 않는다.  임성훈은 사람들에게 밝고 활기찬 멜로디의를 남겨 준 것이다.

나 역시 그의 음악을 처음 찾게 된 것은 오로지 즐거운 기분이고 싶어서였다. 오래 전 클론이나 쿨의 음악이 그랬던 것처럼 기운을 잃은 우리들에겐 거북이의 음악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직 그의 음악은 지친 사람 모두의 곁에 남아있다.


내가 그의 사망을 접한 것이 너무도 충격이었던 것은 부음을 전해 듣기 이틀 전까지만 해도 그의 얘기에 웃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재치 있는 입담을 지닌 그는 FM의 여러 프로에 게스트로 나왔으며  그를 그렇게 건강하고 유쾌한 사람으로만 기억했기 때문이다.

가수 임성훈은 그의 노래와 같이 밝고 경쾌했다. 그런 그가 오랜 지병인 심근경색을 앓고 있었다는 소식은 새롭고 놀라울 따름이었다. 병상에 누워서 의미없는 치료를 받으며 인생을 다 보내느니 위험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음악을 하고 싶다던 그의 말은 내 마음에 울림이 되어 남아 있다.


그는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가장 힘든 시간을 병마와 싸워 견디며 우리에게 값진 희망을 곡을 선사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벌써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진 노래 <싱랄라>의 5집 활동을 준비하는 막바지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거북이의 멤버인 지이, 금비가 그의 영정에서 울음을 보이는 모습은 안타까울 뿐이다. 서른여덟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임성훈. 마지막 영정 사진 속에서조차 밝게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더욱 더 그를 그리워하게 한다.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아직 많은 노래를 기대하고 많은 희망을 기대하고 많은 웃음을 기대했던 팬의 한 사람으로 그의 소식은 더 깊은 아위움만을 남긴다. 그는 자신의 노랫말대로 어릴 적 꿈을 담아 파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을 것이다. 그의 죽음에 심심한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터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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