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살릴수만 있다면...

육군 칠성부대 김동수 일병·정재훈 병장, 부친에게 간 이식해줘

등록 2008.04.07 16:13수정 2008.04.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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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 간 이식한 김동수 일병(좌측), 부친 김병원씨(우측)
아버지께 간 이식한 김동수 일병(좌측), 부친 김병원씨(우측)강대원

간암 및 간경변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연이어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효심지극한 장병들이 있어 5월 가정의달을 앞두고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육군 칠성부대 화학지원대에서 복무중인 김동수(20) 일병과 상승연대에서 복무중인 정재훈(23) 병장.

김 일병은 지난 3월 21일 대구 카톨릭대학병원에서 아버지 김병원(47·대구 달서구)씨에게 간의 60%를 이식해주기 위해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평소 건강하던 김 일병의 아버지는 지난 1월 갑자기 구토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입원한 뒤 간경변 말기 진단을 받았다.
 
2남 중 막내인 김 일병은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와 혈액형이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대장의 배려로 휴가를 받아 병원으로 향했다. 2차에 걸친 조직검사를 받은 후 적합판정을 받은 김 일병은 조금의 주저도 없이 간 이식수술을 결정 했다. 평소 술·담배를 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던 김 일병과 건강한 간을 이식받은 김 일병의 아버지는 평균 이상의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며 건강을 되찾고 있다.

김 일병은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받은 신체의 일부를 아버지께 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이라며 "아버지께서 빨리 회복해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께 간 이식한 정재훈 병장(우측), 가운데 아버지 정성수씨, 여동생 정정윤씨
아버지께 간 이식한 정재훈 병장(우측), 가운데 아버지 정성수씨, 여동생 정정윤씨강대근

또 다른 주인공인 정재훈 병장의 아버지 정성수(49·부산 사하구)씨는 10년째 간암으로 투병중 약물 투여 및 색전술 치료를 꾸준히 받아오다 최근 의사로부터 간이식 외에는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정 병장은 주저 없이 간 이식을 결정했고 부대측의 배려로 휴가를 얻어 적합성 여부 조직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정 병장은 간 이식 적합판정을 받았지만 일반인의 2/3크기밖에 되지 않는 기형간이기 때문에 수술이 불투명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정 병장의 여동생도 간 조직 검사 결과, 적합판정을 받았고, 남매 모두 기형간이기 때문에 각각의 몸에서 일부를 기증받아 두 명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수술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이식수술을 실시했다.


정 병장은 "어렵게 얻은 수술기회이니 만큼 수술이 성공적이었으면 좋겠다"며 아버지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였다.

한편, 3000만원 전세금을 빼도 수술비를 충당할 수 없는 어려운 김 일병의 가정형편을 전해들을 부대 전우들은 자체적으로 성금을 모아 전달해 우정을 과시했다.
#칠성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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