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사핑바구 부동산거래소의 외경. 부동산 매매율이 급감하여 거래소를 찾는 고객의 발길은 뜸하다.
모종혁
투자금 회수와 자금난 타개 위해 분양주택도 할인판매올해 들어 부풀어 올랐던 거품이 빠지듯 중국 부동산 가격은 뚜렷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6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월 70개 주요 도시의 집값이 전년 대비 11.3%가 올랐다"면서도 "전월에 비해서는 0.2% 상승에 그치고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는 일부 도시에서는 가격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발전개혁위는 "한 달 전에 비해 선전은 0.5%, 광저우는 1.2%, 충칭은 2.9%, 시안(西安)은 3% 등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올림픽을 앞두고 수요가 많은 베이징만 신규 분양주택이 17.2%, 기존 주택은 11.8%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떨어지는 부동산 가격은 신규 분양주택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 최대의 부동산개발회사인 완커(萬科)는 지난해 베이징·광저우·선전·청두·상하이 등지에서 분양주택 할인판매 행사를 열었다. 완커의 할인판매는 전례가 없었던 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평균 15~30% 싸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상하이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뤼디(錄地)도 10% 할인판매를 시행했고 우한(武漢) 둥싱(東星)부동산도 2월 분양한 신규 분양주택 가격을 인근 시세보다 30~45%나 낮게 책정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잇따른 할인판매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기 전에 투자금을 빨리 회수하여 자금난을 덜기 위해서다. 실제 일부 부동산회사는 신규 사업을 위해 방만한 투자와 경영을 일삼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더불어 중국 부동산 시장을 주도한 상하이와 광둥성의 가격 조정은 뚜렷하다. 2월 하순 상하이의 신규 분양주택 평균가격은 한때 1㎡당 9767위안(약 137만원)을 기록하여 전월대비 35%나 폭락했다. 상하이에서 신규 주택 분양가가 1만 위안 이하로 내려간 것은 작년 4월 이래 처음이었다. 상하이는 대출 억제와 거래량 감소에도 1월초 분양가가 1만2423위안으로 최고치를 찍는 등 부동산 가격이 꺾이질 않았다.
광저우도 1월 신규 분양주택 평균가격이 1㎡당 9766위안으로 작년 10월 1만1574위안에 비해 1808위안(15.6%)이나 하락했다. 2월 29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광저우 아파트의 60%가 2007년 상반기에 비해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시내 주요 108개 아파트 단지 중 한 단지는 50%, 17개 단지는 20~40%, 44개 단지는 20% 이내 가격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신규 분양주택 분양가가 떨어지면서 기존 주택의 거래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1월 주택시장 거래량은 대도시를 위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거래량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항저우(抗州)는 전월 대비 무려 63%나 떨어졌고, 난징(南京)·톈진·선전·충칭·베이징·우한 등도 감소폭이 컸다.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자, 중개업체도 잇따라 도산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전국 규모의 부동산 중개회사인 중텐즈예(中天置業)와 창허디찬(長河地産)이 도산했고, 1월에는 촹후이(創輝)가 문을 닫았다. 창후이는 전국에 1600여 개의 지점과 2만여 명의 직원을 보유했던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회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