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고래고기
맛객
여느 호프집과 달랐다. 실내장식이야 평범 그 자체지만 그곳의 안주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정체불명의 퓨전은 아니다. 뭐랄까 식자재의 진귀함이랄까? 어쩌면 마음만 있다면 다른 집도 충분히 내 놓을 수 있는 음식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관심과 애정, 시간투자가 없다면 절대 차릴 수 없는 음식들. 대체 어떤 안주길래 그러냐고? 지금부터 그 집으로 함께 가보기로 하자.
7호선 면목동 전철역 3번 출구로 나와 뒤돌면 사가정역 이정표가 보인다. 그 방향으로 쭈욱 100여 미터 직진하면 조그마한 호프집이 나온다. 이 집의 안주 구성부터 살펴보자. 약속했던 일행이 도착하지 않아 우선 간단한 걸로 주문. 반건조노가리다. 이건 여느 호프집이나 다 있는 거 아냐? 하시겠지. 하지만 실제 보면 다르다.
노가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크다. 명태의 형체를 온전히 지니고 있을 정도. 아니 이건 명태다 명태. 살짝 구워 정성스레 만든 초장에 찍든가 와사비 푼 간장에 찍든가 그건 식성의 차이일 뿐 정답은 없다. 다만 초장에 찍는다면 맛이 돋고 간장에 찍는다면 명태의 담백함을 느낄 수 있다. 간장 하나도 손수 만들었다 하니 맛을 내는데 허투루 하는 법은 없는 듯하다. 노가리와 곁들이는 생맥주(맥스)는 맛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