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저우 한장 강변에 있는 해산물 파는 간이 식당
최종명
물고기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탕에 밥을 말아서 먹고 맥주 한잔에 안주로 고기비늘(鱼鳞) 요리를 먹었다. 아마도 생일이라 뭔가 특별한 것을 먹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특이하게 비늘로만 만든 요리를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다.
이 지방에는 '차오산샤훠저우(潮汕沙锅粥)'라고 하는 유명한 게죽 요리가 있다. 예전에 광저우(广州)에서 먹었던 게 생각나서 입맛을 다졌지만 강변 식당에서는 아쉽게도 없었다. 게를 넣고 쌀을 으깨어서 야채와 함께 만든 죽. 남방에 가면 한여름 밤에 식당마다 모두들 맥주에 곁들여 먹는 이 게죽이야말로 최고의 별미가 아닐까 싶다.
숙소로 돌아왔다. 인터넷이 안 되는 호텔이다. 주변 PC방에 가니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다. 여권을 보여주고 1시간 동안 인터넷을 했다. 오늘 하루 쓸쓸한 생일날. 그래도 또 내일 일정도 챙기고 인터넷으로 확인한 정보도 기본적으로 번역하고 동선도 챙겨야 하는 여행객으로서의 기본적인 업무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9월 9일 아침, 시내 동쪽에 있는 자띠샹(甲第巷) 골목을 찾았다. 차오저우의 전형적인 옛 민가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자띠팡(甲第坊)을 들어서면 명청(明清) 시대의 풍격(风格)이 가득한 골목과 집들이 가지런하게 어우러져 있다.
석회(石灰)와 모래흙(沙土)으로 벽과 집의 골격을 쌓았다. 저택(府第)마다 부유한 차오저우 상인들의 자유분방한 마인드를 반영하듯 흰색 담장(白墙)에 회색기와(灰瓦)가 외부를 장식하고 있다. 또 문과 벽 곳곳에 새, 사자, 사슴, 태극 문양을 비롯 풍부한 정서가 담긴 채색화들로 가득하다. 한편의 아름다운 벽화 전시관을 보는 듯하다.